'호주경제 미래' 이슈화로 선거전 본격화

모리슨 "노동당 집권 시 경기후퇴 가능성" 경고
쇼튼 "필사적인 정부가 겁주기 캠페인 시작"

스콧 모리슨 총리가 29일 야당(노동당)이 집권하면 호주가 경기후퇴로 빠져들 수 있다고 경고하자 빌 쇼튼 노동당당수가 이를 여당의 '겁주기' 전술이라고 일축한 가운데 연방선거전이 서서히 달아오르고 있다.

 

국내기업들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대의 경기하락을 보고하고 있는 가운데 모리슨 총리는 이날 브리스번 경제계 연설을 통해 호주경제의 미래를 선거전 이슈로 제기, 노동당에 포문을 열었다.

 

모리슨 총리는 5월 선거를 앞두고 4월 발표될 연방예산을 이용, 소기업들에게 업무용 자산 구입시 전액 비용처리 혜택을 주는 감세조치를 3년 추가 연장하고 대상 한도액을 2만불에서 2만5000불로 증액할 것이라고 밝혔다.

 

7억5000만불 규모의 이 소기업 감세조치는 오는 2월 중순 의회가 재개되면 관련법안을 바로 통과시켜 즉각 시행에 옮길 방침이다.

 

야당 지지를 고려하고 있는 유권자들에게 현정부의 경제적 신임을 재부각시키기 위한 연설에서 총리는 쇼튼 당수가 이끄는 노동당 정부가 들어서면 경제에 해가 될 것이며 전국민의 반수가 경기후퇴의 고통을 경험해보지 않았다고 말했다.

 

노동당 정부를 경기후퇴와 연계시키자 쇼튼 당수는 여당(자유-국민당 연합)이 "날마다 더 많은 공포를 말하고 있다"며 "임기를 몇 개월 남기지 않고 갈수록 필사적인 정부가 사람들에게 더욱더 겁을 주기 시작하고 있다"고 반격했다.

 

노동당은 소기업 전담 예비장관직을 신설하고 기업들에게 2만불 이상의 감가자산 투자에 대해 첫 해에 최대 20%까지 비용공제를 신청할 수 있도록 하는 호주투자보장(AIG) 정책을 도입함으로써 소기업계 구애에 나서고 있다.

 

모리슨 총리는 또 투자부동산에 대한 네거티브 기어링 축소와 자본이득세 할인폭 반감 등 노동당의 감세조치 변경과 주식배당금 세금 크레딧(franking credit) 현찰환급 폐지 계획이 경제를 약화시킬 것이라고 주장한 반면 노동당은 이를
"사실로써 뒷받침되지 않는 주장"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모리슨 총리는 또 이번 선거에서 반드시 이겨야 하는 퀸슬랜드주의 적어도 5곳의 백중 선거구를 의식한 조치로, 브리스번 일대에 "교통혼잡 해소용" 인프라 프로젝트로 2억4400만불을 추가 할당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와 함께 현정부가 재선될 경우 5년 내에 125만개의 일자리를 창출하도록 감독할 것을 다짐하면서 "우리 정부만이 경제를 계속 견실하게 유지하고 호주의 미래를 담보할 계획을 갖고 있으며 이는 효과가 있는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예의 주시해온 NAB 월례 기업조사에서 교역조건이 글로벌 금융위기가 닥친 2008년 10월 이후 최대폭으로 하락한 것으로 나타나는 등 경제가 약화되고 있다는 조짐이 증가하고 있다.

 

소매부문을 필두로 기업들은 이익 하락, 신입사원 채용계획 축소, 자신감 급락을 보고하고 있다. 경기와 자신감 하락이 전국적으로 체감되고 있으며 이는 지난 크리스마스 대목을 앞두고 소비자들이 지갑을 닫기 시작했다는 잠정적 조짐들에
이어 나타나고 있다.

 

NAB 수석 이코노미스트 앨런 오스터 씨는 이번 조사결과가 고용시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기업활동의 "상당한 둔화"를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노동당 재경 담당 대변인 크리스 보웬 의원은 NAB 조사가 경제성장률의 둔화와 소비증가율의 5년만의 최약세를 보여준 가장 최근의 국민계정 실적에 이어 나온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현정부는 주택가격 하락, 기록적으로 높은 가계 및 국가부채, 경제성장 둔화, 생산성과 임금상승률의 지속적 부진을 겪고 있는 경제를 반전시킬 계획도 전혀 없이 현재 주재하고 있는 정부"라고 말했다.

 

그는 "현정부는 거의 6년 동안 국민을 위한 일관성있고 포괄적인 경제계획을 수립하지 못한 정부이며 이제 경제가 이를 보여주기 시작하고 있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