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게임 생방송 중 가정폭력도 중계돼

수차례 아내 구타한 남편, 방송 3시간만에 체포

시드니의 20대 아빠가 폭력적인 온라인 게임을 하면서 화면과 함께 창(윈도우)으로 자기 모습을 생중계하던 중 게임을 그만하라는 아내를 거듭 폭행하는 정황이 그대로 중계되면서 시청자의 신고로 3시간 만에 체포됐다.

이 사건은 휴일인 일요일에 수 시간 동안 게임에 빠져 있던 아빠가 어린 두 딸 앞에서 셋째까지 임신한 젊은 아내를 폭행했다는 점에서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

시드니 남서부 오란파크에 사는 '미스터 죽은 나방'(MrDeadMoth)이란 스트리밍 네임의 루크 먼데이(26)는 지난 9일 저녁 8시30분경 비디오 스트리밍 서비스 트위치(아마존)를 통해 포트나이트(Fortnite)란 게임을 하면서 아내에게 소리치며 폭행을 가한 혐의를 받고 있다.

사건은 컴퓨터 앞에 앉아 있던 그가 다가오는 아내에게 "곧 끝낼 테니까 저리 가라"고 하자 아내가 "컴퓨터 그만, 신물 나요"라고 대꾸하면서 언쟁을 벌인 것이 발단이 됐다. 이내 그가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찰싹 때리는 소리와 울음 소리가 들려왔다.

남편은 다시 게임을 하면서 "몇 번이나 말해야 되냐? 곧 끝낸다고 했잖아"라고 했고 아내는 "여자를 때리다니! 얼굴을 때리지 마. 내 얼굴에 손을 대기만 해봐라"라며 시청자들에게 "거기 있는 여러분, 듣고 있죠? 그가 방금 내 얼굴을 쳤어요" 했다.    

그녀는 "한 시간 전에 저녁식사를 차렸는데 먹지를 않아요"라고 하소연했다. 21세의 이 아내는 남편에게 사과를 할 때까지 자리를 뜨지 않겠다고 했다. 그가 "게임 끝나면 사과할게"라고 하자 그녀는 "안 돼, 지금 사과해"라고 요구했다.

그는 다시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팔을 뻗쳐 카메라 밖의 뭔가를 치는 듯이 보였고 아내가 울음을 터뜨리면서 어린 아이가 울기 시작하는 소리도 들려왔다.

또 다른 비디오에서는 아내가 "제가 임신중인데 그가 방금 나를 때렸다는 것을 여러분 모두가 알았으면 해요"라고 호소하면서 "더 이상 게임은 안 돼"라고 소리치며 그가 몇 시간째 게임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가 다시 컴퓨터 앞을 떠나면서 카메라 밖에서는 아내가 길게 울부짖으며 흐느끼고 배경에서 어린 딸들이 비명을 지르며 "아빠, 아빠!" 하고 외치는 소리가 들려왔다. 이에 여러 시청자들이 가공할 화면을 찍어 트위터에 올리면서 널리 확산됐다.

문제의 생중계를 보고 있던 누군가가 캠든 경찰서 경관들에게 연락했고 경찰은 이날밤 11시30분경 그의 집을 찾아가 남편을 체포했다. 그는 나렐란 경찰서로 옮겨져 폭행 혐의로 기소됐다. 조건부 보석으로 풀려난 그는 13일 법원에 출두한다.

경찰은 성명을 통해 사건 당시 집 안에는 3세와 생후 20개월 된 두 여아가 있었음을 확인하고 "그녀는 중상을 입지는 않았지만 이 사건으로 충격을 받은 상태였다. 남편에게는 접근금지처분(AVO)도 내려졌다"고 밝혔다.

문제의 폭행 정황이 담긴 비디오는 트위치에서 삭제되었지만 트위터를 통해 500만회 이상의 뷰를 기록했다.

먼데이는 트위치에서 하루 8시간씩 시간을 보낸다고 장모가 밝혔다. 그는 포트나이트 게임 스트리밍으로 돈을 벌고 또 2016년 네트워킹 통신회사 시스코 주최 네트워킹 경연대회에서 6위 입상 후 텔스트라의 네트워크 엔지니어로 발탁됐다.

텔스트라 홍보 책임자는 먼데이가 체포된 후 회사가 전면적인 조사가 끝날 때까지 정직조치를 내렸다고 확인하고 "가정폭력은 우리 사회에 설 자리가 없다. 이는 절대 용납될 수 없으며 근절돼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