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권 자유-국민당 '여성문제' 또 불거져

해외서 '슈가 베이비' 만난 부총리실 부장관 정계은퇴
'혼외정사' 바나비 전부총리 사임촉구 앞장섰던 인물 

호주 연방부총리실 부장관인 앤드류 브로드 국민당 의원이 돈 많은 늙은 남성(슈가 대디)과 젊은 여성(슈가 베이비)을 이어주는 데이팅 사이트에서 알게 된 여성을 해외에서 만났다는 스캔들에 휩싸여 17일 부장관직 사퇴에 이어 내년 5월 선거 때 정계은퇴하겠다고 선언했다.

뉴아이디어 잡지는 이날 빅토리아주 북부 말리 지역구 출신의 기혼자로 자녀 1명을 둔 브로드(43) 의원이 악명 높은 사이트 'Seeking Arrangement'를 이용, 출장 중에 젊은 여성들을 만났음을 시사하고 있다고 호주뉴스닷컴이 전했다.

뉴아이디어는 '스위트 소피아 로즈'란 온라인 가명을 쓰는 에이미가 지난 9월초 홍콩의 값비싼 아쿠아 식당에서 브로드 씨를 어떻게 만났는지를 전해 왔다고 보도했다.

그녀는 자신의 프로필에 데이트를 할 때 친밀한 접촉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음에도 그가 호텔방을 예약했음을 시사하고 "내 손을 잡고 그의 다리 위에 올려놓았기 때문에 실례한다며 화장실에 다녀와서는 떠나겠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그녀는 브로드 씨가 그의 나이에 대해 거짓말을 했다면서 "그런 사람이 나라를 위해 정책을 결정하는 권력의 자리에 앉아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그가 나에게 뉴스에 나오는 자기 사진을 보내는 것은 아주 이상하고 위험한 일이라고 생각한다"며 "이는 그가 과시하고 싶어 하는 것처럼 보이며 그는 스스로 매우 중요한 사람이라고 말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그는 한 메시지에서 "나는 호주 사내다. 말을 탈 줄 알고 비행기를 조종할 줄 알고 내 여자를 ****할 줄 안다. 내 의도는 완전히 망신스러운 것이다"라고 하는 등 여성을 성적 노리개로 보는 듯한 표현들을 자주 사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브로드 의원은 에이미가 "범죄활동에 관여했을지 모른다"며 이 사안을 호주연방경찰에 신고했다고 밝히면서 스캔들이 확산되는 양상을 보였다.

올해 초 뉴스닷컴은 호주 여대생 10만명 이상이 문제의 데이팅 사이트에 가입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이 사이트는 HECS (고등교육기여금) 부채를 많이 안고 있는 학생들에게 "학비부담 경감"의 미끼를 던지고 있다.

부총리 겸 국민당 당수인 마이클 맥코맥 의원은 승진한 지 3개월밖에 안 된 브로드 의원의 부장관직 사표를 수락했다면서 "제기된 주장의 성격상 그가 사임한 것은 적절한 일"이라고 밝혔다.

그는 지난 2월 당시 바나비 조이스 부총리가 여직원 비키 캠피온과 혼외정사를 가진 내막이 드러난 후 조이스에게 사임할 것을 가장 먼저 촉구했던 의원이다. 조이스와 마찬가지로 전통적인 결혼관을 강력 주장하기도 했다. 

게다가 브로드 의원은 홍콩 여행비 일부를 납세자 돈으로 지불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맥코맥 부총리도 이 사안을 "2주 전쯤에" 알고 경찰에 신고토록 했다고 말했으나 연방경찰은 거의 6주전인 11월8일 신고를 받았다고 밝혀 논란을 빚기도 했다.

파문이 확산되자 맥코맥 부총리는 18일 사실상 브로드 의원의 정계은퇴를 촉구했으며 이어 브로드 의원이 가족과 당과 커뮤니티를 실망시켰음을 인정하고 내년 5월로 예상되는 연방총선에 출마하지 않을 것이라고 발표했다.

한편 맥코맥 부총리는 퀸슬랜드 자유국민당 소속 배리 오설리반 상원의원의 여성정치인 폄하 기록을 추적 보도한 뉴스코프 여기자에게 지난 9일밤 여성비하 욕설 투성이의 문자메시지를 보낸 당 직원에게 16일 "무기한 휴직" 조치를 내렸다.

이번 스캔들은 당권파동에서 불거진 집권 보수당(자유-국민당 연합) 내의 여성비하 문화를 다시 한 번 부각시킨 것으로 내년 연방선거전에서 모리슨 정부의 발목을 잡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