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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발하고 참신한 세계인의 ‘사회적 거리두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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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 봉쇄조치가 완화로 영업을 재개한 식당과 카페에서는 어떻게 사회적 거리두기를 지킬 수 있을까?

진행자:  사회적 봉쇄조치가 부분적이나마 서서히 완화되기 시작하면서 ‘사회적 거리두기’가 최대의 화두로 떠올랐습니다. 사회적 거리두기 수칙의 준수 여부에 따라 추가 완화조치가 빨라지느냐 느려지느냐의 관건임은 명백합니다. “각 개인간에 최소 1.5 m의 거리를 유지해야 한다”는 것, 말은 쉽지만 현실에서는 상당히 어려운 문제이기도 합니다. 특히 정부 당국은 식당이나 카페 등 테이블 손님의 최대인원을 10명으로 제한하고,  손님 1인당 4평방미터의 공간 유지를 수칙으로 제시했지만, 우리 주변에서 이런 원칙이 잘 지켜지고 있는 것 같지는 않습니다. 실내 크기가 어머어마한 식당에 10명만 들어가면 거의 꽉차는 식당에 이르기까지 정확히 어떤 원칙이 가장 합리적인지에 대한 논란도 거셉니다. 또한 NSW 주내의 초중고교가 다음주 월요일부터 정상수업에 들어가면서 사회적 거리두기 수칙에 대한 사회적 논의는 더욱 뜨거워지고 있는데요. 이런 가운데 호주를 비롯 세계 각국에서 사회적 거리두기 수칙 준수를 위한 기발한 아이디어도 쏟아지고 있습니다. 나혜인 프로듀서와 함께 자세히 알아봅니다.

나혜인 PD: 안녕하세요? 

진행자:  사회적 거리 두기 수칙 준수가 쉽지는 않죠?  특히 자녀를 둔 부모 입장에서는 답답한 점도 많을 것 같아요. 

나혜인 PD:  네 사회적 거리 두기 이제는 새로운 사회적 규범이 돼 가는 것 같습니다.

습관이 되지 않으면 쉽지가 않습니다. 사람을 만나도 악수나 허그를 먼저 하게 되고, 반가움을 표시하다보면 얼굴이 점점 가까워지기도 하고요. 또 얘기에 빠져들다보면 자연스레 어깨를 치는 경우도 있는데요. 사실 몸이 먼저 움직이고 나서야 ‘아차! 거리두기’ 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참 습관이란게 무섭다는 걸 사회적 거리 두기를 하면서 느끼곤 합니다. 그래도 이제 한 2달 정도 됐기 때문에 전 처럼 많이 어색하지는 않는데 상점이나 화장실 등을 갔을때 사회적 거리 두기를 염두해 둔 위치 표시가 없는 곳에 가면…계속 줄의 앞 뒤 간격이 좁혀지는 상황이 발생하는데요. 그럴 때는 좀 난감하기도 합니다.  

진행자: 사회적 거리두기를 지키기 위한 행동들 가운데 이번 주에는 물총을 쏜 신부님  일화가 세계적으로 큰 화제가 됐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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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ther Timothy Pelc distributes holy water via his water gun.
Twitter 'KcZubaida'

나혜인 PD: 그렇습니다. 미국 미시간 주의 팀 펠크라는 한 신부가 물총으로 성수를 뿌리는 사진이 공개되며 온라인에서 스타가 됐습니다. 지난 달 12일 부활절 주간이었는데요. 70세인 펠크 신부가 마스크와 장갑을 착용하고 나와서 신자들에게 뿌렸는데요. 거리두기를 지키기 위해 신자들은 각자 자가용을 몰고와서 차 안에 앉아 이 축복을 받았습니다. 펠크 신부는 교구 내의  아이들을 위한 재미있는 이벤트를 생각하다가 물총을 생각해냈다고 하는데요. 물총을 쏘기 전에 응급실 의사와 바이러스 확산의 위험이 없는지도 미리 확인했다고 합니다. 한국에서는 한 교회에서  소금물을 분무기로 뿌려 코로나바이러스가 대거 확산된 일이 있어서 좀 걱정하실 수도 있을 것 같은데요. 성수 물총은 안전했다고 합니다. 온라인상에 특히 화제가 된 것은 이 신부님이 아주 진지하고 무표정한 얼굴로 물총 성수를 쏘고 있었기 때문인데요. 펠크 신부는 "물총 성수 사진이 코로나19로 절망감을 느꼈던 사람들에게 약간의 긍정적인 감정을 줬다고 생각한다"라고 전했는데요. 전 세계 많은 사람들에게 유쾌함을 선사한 것으로 언론들이 평가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그나마 훈훈한 사례이고, 사회적 거리 두기의 중요성은 나름 인식시키는 계기인 것 같기도 하네요.  아무튼 사회적 거리두기,  여러 사람들이 모이게 되는 공공장소에서는 준수하기가 현실적으로 어렵지 않습니까. 제 뉴스 시간에도 전해 드렸지만 시드니의 관광명소 블루마운틴 카운슬의 시장이 몰려드는 방문객들이 거리두기를 지키지 않아 난감한 상황이라면서, NSW 주 정부의 도움을 요청하고 나섰지 않습니까? 

 나: 그렇습니다. 블루마운틴 카운슬의 마크 그린힐 시장은 지난 주말 블루마운틴이 말 그대로 난장판이 됐다라고 개탄했는데요.  사회적 봉쇄가 완화된 첫 주말이었던 지난 주말 엄청난 인파가 블루마운틴에 몰려 거리두기가 사실상 불가능한 위험한 상황이 연출됐다고 지적했습니다. 코로나 팬테믹 사태 이후 블루마운틴의 인기 관광지 에코 포인트와 린컨 바위는 출입이 통제됐는데요. 이 방문객들은 바리케이드까지 밀어낸 채 출입제한 지역에 들어갔고, 지나친 인파를 해산 시키느라 경찰까지 출동됐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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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 gathered near Blue Mountain tourist attractions on the week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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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그런데 블루마운틴 지역에는 특히 고령의 지역주민들이 많은데요…

나혜인PD: 바로 그 점이 우려사안이죠. 고령 인구의 주민들이 많은데, 지역 주민들은 바깥 나들이 하기가 두려워진 거죠. 외부인들이 한꺼번에 많이 몰리고 있기 때문에요.  오는 6월 1일 부터 주 내 여행 금지 규정이 전면 해제되면 블루마운틴 이외 다른 지방에서도 이런 우려가 나오지 않을까 싶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야외 관광지에서 사회적 거리 두기를 지키는 것…어떤 방법이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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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New York park also came up with a clever way to encourage social distancing.

나혜인 PD: 블루마운틴처럼 사람들이 계속 움직이는 지역이라면 출입을 통제하지 않는 이상 참 거리두기를 지키는게 간단하지 않은데요. 하지만 사람들이 가만히 있을 수 있는 지역이라면 해법은 간단합니다. 거리 두기를 표시하는 거죠. 단순히 개인간 거리를 지키라는 표지판이 아니라 1.5 m 씩 거리를 두는 자리를 표시해 두고 그 자리에 머물게 하는 건데요. 이렇게 물리적인 거리를 계속 상기시킨다면 확실히 접촉은 줄어듭니다. 이런 식으로 야외에서 거리두기를 하는 곳들이 있습니다. 먼저 뉴욕의 도미노 공원인데요. 너무 많은 인파가 공원으로 몰려들자 공원 관리자는 약 2 m간격으로 원을 그려서 그 안에 사람들이 앉아서 피크닉을 하도록 만들었습니다.  인도네시아 살라티가의 한 재래 시장 역시 바닥에 1m 간격으로 번호를 써 놓고 직 사각형의 공간을 그려 놨는데요.  각 노점은 부여된 번호 위에서만 장사를 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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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mino Park in New York.
Getty Images

진행자:  참으로 우리가 다른 세상에 살게됐음을 인식하게 됩니다. 하지만 이런 열린 공간보다 더 걱정이 되는 곳은 바로 카페나 레스토랑, 펍 같은 장소인데요. 이제 1주일 됐습니다. 사회적 봉쇄가 완화되면서 각 손님당 4평방 미터의 공간을 확보하고 동시에 최대 10명의 손님만 받으라고 하지만 뭔가 문제가 있다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어요.  아무튼 제대로 잘 지켜지고 있는지도 의구심이 들고요. 

나혜인 PD: 앞서 말씀드렸듯이 앉을 수 있는 자리를  정확하게 표시하지 않는 이상 사실 확실하게 사회적 거리두기를 지키고 있는지 확인하는 것은 쉽지가 않습니다. 대충 1.5 m 떨어진 것 같지만 1m 도 채 안되는 경우도 많고요.  게다가 한 집에 사는 가족들에게는 거리 두기가 해당되지 않기 때문에 여러 가족이 한 레스토랑에 가서 같이 앉아 있다면…겉에서 봐서는 사회적 거리두기가 안 지켜지는 것 처럼 보일 수도 있습니다. 세계의 레스토랑들 가운데 좀 더 기발한 방식으로 이 거리두기를 지키며 손님들을 받는 곳들이 또 화제가 되고 있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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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rdboard cutouts sitting at tables inside a Five Dock restaurant.
Getty Images AsiaPac

진행자:  좀 자세히 들여다볼까요?

나혜인 PD:   네. 먼저 독일의 한 카페는 손님들에게 수영할 때 쓰는 풀 누들…물 속에서 놀이용으로 쓰이는 푹신한 긴 막대를 2개씩 단 모자를 씌워주는데요. 꼭 모든 사람이 프로펠라를 쓴 것 같은 모습입니다. 

이 풀 누들이 부딪히지 않는 것이 정확한 사회적 거리 라는 겁니다 . 해당 카페 로쓰의 스토어를 운영하는 재클린 로쓰 씨는 지역 방송인의 아이디어였다고 하는데요. 처음에는 사회적 거리를 지키는 것이 이렇게 힘들다라는 것을 좀 재미있게 보여주고 싶어서 시작했다고 하는데, 손님들이 이를 즐기고 사진을 소셜미디어에 올리면서 화제가 됐다고 합니다.  

: 사실 보건당국은 수영장 개방에도 굉장히 주저하고 있다는 점에 아주 기발한 아이디언데요.  하지만 풀 누들이 붙은 모자를 쓰고 음식을 먹고 커피를 마시고..고개도 숙여야 할 텐데…현실적으로 이게 가능할까요?

나혜인 PD: 네. 앞서 말슴드린 카페가 사회적 거리두기를 좀 유머러스하게 표현했다면, 사회적 거리두기를 로맨틱하게 소화한 레스토랑도 있습니다.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의  한 강가에 위치한 채식주의자 전용 레스토랑은  레스토랑 앞으로 5개의 아늑한 비닐 온실을 설치하는 것으로 사회적 거리두기를 실천했는데요. 투명한 비닐로 된 작은 집 모양의 이 온실에는 테이블 하나와 2개의 의자가 마주보게 놓여있고요. 두 사람이 4 코스의  채식 요리를 즐길 수 있다고 합니다.  지금까지 시범 운영돼다 어제부터 본격적으로 운영되고 있다고 하는데요. 아름다운 워터 프런트 경관을 바라 보며 오랜만에 낭만적인 시간을 보내고자하는 커플들에게 인기가 많아 벌써 예약이 꽉찼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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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is Amsterdam restaurant installed miniature greenhouses to keep customers separate.
Mediamatic Eten

진행자: 식당 내에서 사회적 거리두기를 지키기 위해 빈 자리에 뭔가를 놔둔 식당들도 많다면서요? 

나혜인PD: 네 간단하게 엑스 표시를 해 놓을 수도 있지만 이를 재치있게 활용한 식당들이 큰 주목을 받고 있는데요. 미국 워싱턴에 위치한 인 엣 리틀 워싱턴이라는 식당은 1940년대 컨셉으로 제작한 마네킨들을 각 테이블 빈 자리에 앉혔습니다. 이 레스토랑의 요리사 패트릭 오코넬 씨의 아이디어라고 하는데요. 지역 극단에 맡겨 마네킹을 디자인하고 제작했다고 하는데요. 식당이 본격적으로 영업을 하는 5월 말쯤 되면 웨이터들이 실제 사람 손님과 마네킹 손님 모두를 접대할 거라고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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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rdboard cutouts in a Sydney restaurant.
Getty Images AsiaPac

: 비슷한 컨셉의 레스토랑이 시드니에도 나타났다면서요? 

나혜인 PD: 네. 시드니  파이브 독의 레스토랑 파이브 독 다이닝에 가 보시면 여러사람이 앉아서 차를 마시거나 술을 마시는 모습을 보실 수 있을 겁니다. 하지만 자세히 보시면 진짜 사람은 10명 미만이고 나머지는 종이로 오려 낸 가짜 사람이라는 것을 아실 수 있으실텐데요. 이 레스토랑을 운영하는 프랭크 앤젤레타 씨는 실내에 수용할 수 있는 손님들의 숫자가 10명 밖에 되지 않지만 공간이 넓어 너무 황량해 보이지 않을까 싶어 이런 사람 모습의 종이 인형을 만들어 앉히기 시작했다고 하는데요. 이런 소식이 전해지면서 예약이 꽉 들어차고 있다고 합니다. 그 밖에도 태국의 한 베트남 음식점은 베트남 전통 모자를 쓴 팬더를 각 테이블에 앉혀 빈 공간을 귀엽게 소화했고요. 또 다른 한 태국 음식점은 각 태이블마다 초록색 용을 손님들의 새로운 저녁 식사 파트너로 배치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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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ison Saigon in Bangkok, Thailand placed stuff panda bears on seats to keep customers apart.
Reuters

진행자: 이것 외에도 색다른 방식으로 레스토랑이나 카페를 운영하는 곳들이 많다면서요?  

나혜인PD: 네 코로나 사태로 발생된 위기를 기발한 아이디어를 통해 재 도약의 발판으로 만드는 곳들이 있는데요. 미국 메릴랜드의 식당 피쉬 테일은 1인용 튜브 테이블을 제작해 화제가 됐습니다. 지름 1.8m 길이의 고무 튜브 안 쪽에 사람이 들어가는데, 사람 몸 쪽으로는 단단한 테이블이 있고 바깥으로는 고무 튜브가 있고요. 

테이블 다리에는 네 개의 바퀴가 달려 있어서 아이들도 쉽게 끌고 다닐 수 있는 이동식 테이블 입니다. 바깥이 고무라 서로 부딪혀도 괜찮은데요. 꼭 놀이 공원의 범퍼카가 생각나는데, 실제 이름도 범퍼 테이블이라고 합니다. 그 밖에 독일 키엘의 한 카페는 비탈진 곳에서 미끄러지듯이 이동하는 활송장치 즉 슈트를 창문에 설치해 음식과 커피를 아래쪽 바깥에 서 있는 손님에게 배달하고 있는데요. 꼭 멜버른의 드론으로 음식을 건내주는 카페처럼 그 지역의 화제가 되고 있다고 합니다. 

바리스타나 직원들은 손님과 직접적인 접촉 없이 업무를 볼 수 있어 안전도 지키고 영업도 성업이고…일석이조의 아이디업니다.  

: 난세에 영웅이 나온다는 말이 떠오릅니다.  코로나 팬데믹 상황에서도 대박을 터뜨린 사업체들이 많다는 소식도 저희가 다뤄봤는데요.  오늘은 사회적 거리두기 수칙 준수를 위한 세계 곳곳의 기발한 아이디어 살펴봤습니다.  나혜인 프로듀서, 수고하셨습니다.

나혜인 PD: 네 감사합니다. 

 

[출처 : SBS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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