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교협 신앙컬럼

하나님의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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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젯밤에는 브리스번에 모임이 있어서 늦게 집에 돌아오니 아들이 월드컵을 보고 있습니다. 아시아의 강호 이란이 축구의 종가 영국과 전반35분까지 0대 0으로 대등한 경기를 합니다. 영국도 별것아니고 이란이 참 잘 견디고 있구나! 생각이 스치는 순간 영국이 한 골을 넣습니다. 이란은 갑자기 조급해집니다. 선수들이 자꾸 앞으로 튀어 나오며, 수비가 무너지는 것이 보입니다. 이 틈을 타 영국은 결국 10분 안에 두 골을 더 연속해서 몰아칩니다. 저는 하도 졸리고 재미가 없어 보다가 잠들었습니다. 아침 뉴스에서 이란은 후반에도 세 골을 더 내주고 완패했다고 합니다. 


우리가 자신만의 시간표를 만들어 놓고 거기에 매여 살기가 쉽습니다. 병원 방문 날짜와 시간, 물세, 전기세, 전화료, 보험료 만기일 등을 다이어리에 빼곡하게 채워 넣습니다. 그러고도 못 미더워서, 달력, 모발폰, 메모지 등에 또 따로 적어 놓고 나서야 안심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병원에서는 왜 안 나오냐고 전화하고, 오늘도 우체통 앞에서는 빨간 글씨의 연체 통지서가 우리를 한숨짓게 만듭니다. 우리가 계획하고, 우리가 시간을 관리하면 완벽할 것같은데 결국은 자기의 시간표에 매여서, 언제나 시간이 없고, 맨날 바쁘고, 늘 쫓기며, 항상 조급하게 됩니다. 


성경은, “세상의 모든 일은 다 정한 때와 기한이 있다” (전도서 3:1)고 말씀합니다. 모든 일에는 하나님께서 정하신 시간이 있고 절차가 있다는 것입니다. 우리가 아무리 바빠도 실을 바늘 허리에 감아서 쓸 수는 없습니다. 제가 30대 후반일 때, 아이들을 학교에서 픽업하려고 수영장에서 기다리고 있는데, 갑자기 극심한 피로감이 몰려옵니다. 물에 젖은 의자에라도 털썩 주저앉고 싶습니다. 서둘러 의사를 찾아가니 간염 수치가 많이 올라 갔다고 합니다. 한 달에 한 번씩 검사하라고 검사지를 한 다발 내어줍니다. 저는 그걸 못참고 일주일마다 검사하고 의사를 만났습니다. 수치는 1도 안내려 갑니다. 의사는 6개월에 한 번씩 와도 된다고 합니다. 저는 케일 주스를 더 마시면서 이제는 한 달에 한 번씩 검사했습니다. 그리고 하나님께 기도했습니다. “이번 달인가요?” “다음 달에는 내려주시겠지요?” 그럴 그때마다, 하나님은 “이 달도, 저 달도, 금년도, 내년도 아니다”고 하십니다. 그러시기를10년, 하나님은 결국 완치해 주셨습니다. 하나님은 10년 동안 천천히 저의 조급함과 간염을 동시에 치료하고 계셨던 것입니다.


예수님의 제자 요한은 에베소에서 목회하며 5권의 신약성경을 기록한 바쁜 목사였습니다. 그런데 그는 취미로 비둘기를 키웠습니다. 그에게는 헌터라는 친구가 있었습니다. 이름처럼 헌터는 사냥을 아주 좋아했습니다. 하루는 사냥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는데, 요한이 새들에게 모이를 주고있습니다. 헌터는 “이 친구야 어떻게 목사가 새들과 놀고 있나? 양들이라면 몰라도” 하면서 비아냥 거립니다. 요한이 보아하니 헌터의 활 시위가 느슨하게 풀어져 있습니다. “그러는 자네는 왜 사냥꾼이 활 시위를 풀고 다니나? 그걸로는 새도 못잡겠네” 요한이 되받아 칩니다. 헌터가 말합니다. "평소에도 항상 시위를 팽팽하게 하고 다니면 실제 사냥에서는 탄력이 안 나오는 법이지.” 그러자 요한은, "나도 마찬가지야, 지금은 쉬면서, 마음의 시위를 풀어놓고 있지, 그래서 결정적인 때에, 진리의 화살을 더 예리하게 쏠 수 있도록 말이야…" 요한의 여유로운 사역과 풍성한 삶의 비결입니다.


우리는 종종 자신의 시간(크로노스)에 하나님의 시간(호라)을 맞추려고 합니다. 그런데 반대로 하는게 맞습니다. 하나님의 시간은 우리가 생각하고 주장하는 시간과 다르기 때문입니다. 그것은 우리가 계획하고, 바라고, 기대하는 시간도 아닙니다. 하나님이 정하시고 그분의 뜻과 계획에 따른 시간이기 때문에 우리의 시간과 같을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자신의 시간을 내려 놓고 하나님의 시간에 맞추고자 노력하는 것입니다. 내 계획이 아닌 하나님이 우리 인생에 두신 좋은 계획과 시간을 바라며 소망하는 것입니다. 그때가 언제인지를 알아내려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이 우리를 향한 뜻과 계획을 이루실 때까지 포기치 않고 인내하며 기다리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하나님의 시간은 결코 늦거나 너무 이르지 않고 정확합니다. 우리에게 가장 적합하고 선한 시간인 것입니다. 하나님의 시간에 맞춥시다.


골드코스트 선교교회 

박갈렙 목사 0431 232 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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