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 영성, 바른 신앙’ 이야기4
우리가 영적으로 성장한다고 하는 것은 우리 자신의 힘만으로는 할 수 없는 일입니다. 그것은 하나님께서 하시는 일입니다. 다만 우리는 하나님께서 우리를 성장시켜 나가실 때 그분께 협력하도록 초청받았을 뿐입니다. 자유로운 가운데 적극적으로 우리 자신을 열어 그분 앞에 내어드리고 순종하는 것, 그것이 바로 우리가 해야 할 일입니다.
그러나 우리의 경험에 비추어 볼 때, 하나님의 뜻을 따른다는 것이 그리 쉬운 일은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그러므로 그분을 알고, 그분의 뜻에 따라 순종하는 삶을 살기 위해서는 우리의 노력과 훈련이 필요합니다. 우리는 삶속에서 어떤 행동을 꾸준히 실천함으로써 하나님의 사역에 참여하며 쓰임을 받게 되는데, 이러한 행동들 즉, 예배나 영적 묵상, 기도, 자기성찰 등을 영성 훈련이라고 합니다. 영성 훈련이란 한마디로 말해서 인간의 영성이 발전하도록 도와주는 행동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예술가들은 자신의 작품 솜씨가 나아지기를 바라고, 운동선수는 경기에서 승리하기 위해서 자신의 몸이 강해지고 유연해지기를 바라는 것처럼, 신앙인들도 영적으로 성장하기 위해서 일정한 행동을 자유롭게 선택해서 꾸준히 실천해야 합니다. 따라서 영성 훈련을 실천하는데 있어서 강요란 있을 수 없습니다.
그래서 영성 훈련을 실천하려면 먼저 영적으로 성장하고 싶다는 열망이 있어야만 합니다. 처음의 의도와 시작은 아무리 좋았다고 할지라도, 만약 우리가 가지고 있는 열망이 우리에게 다가오는 장애물들을 극복해 낼 수 있을 만큼 강하지 못하다면, 우리는 어떤 훈련도 실천하기 어려울 것입니다. 다른 많은 사람들도 나와 마찬가지로 규칙적인 영성 훈련을 실천하고자 하지만 시간에 쫓기거나 피곤해서, 게을러서, 혹은 미루는 버릇 때문에 그렇게 하지 못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지금 우리가 그런 상황에 처해있다고 하더라도 자책할 필요는 없습니다. 영적으로 성장하고 싶어 하는 열망은 강요한다고 해서 생기는 것도 아닙니다. 이 열망은 오로지 자유로운 상태에서만 생겨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일단 이런 열망이 우리 속에 생기기만 하면, 처음에는 아무리 작고 보잘 것 없다고 하더라도 영성 훈련을 실천하게 됨으로써 그 열망이 점점 강해지는 것을 느끼게 될 것입니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영성 훈련을 실천하는 것, 그 자체가 목적이 되어서는 안된다는 점입니다. 오히려 그것은 하나님의 은혜를 받기위한 수단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영성 훈련은 농사를 짓는 기구들에 비유할 수 있습니다. 세상에서 아무리 좋은 가래와 삽을 가지고 있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곧바로 풍요로운 수확을 보장해 주지는 못합니다. 다만 그 농기구들은 식물의 성장을 가로막고 있는 장애요인들을 제거함으로써 좀 더 쉽게 자랄 수 있도록 해 줄 뿐입니다. 식물이 자라나는 성장의 신비는 씨앗의 핵에 달려 있으며, 그 결과는 전적으로 날씨가 좌우합니다. 그렇지만 농기구들은 씨앗을 심고 그 열매가 맺힐 때까지 그 모든 과정을 도와주는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농부 역시 자신의 힘으로는 곡식들을 자라게 할 수 없습니다. 다만 그가 할 수 있는 일은 농기구들을 가지고 땅을 갈고 씨를 뿌리고 관리하는 것뿐입니다. 자라게 하시는 분은 태양과 비, 땅을 사용하시는 하나님이십니다.
영성 훈련이 그와 같습니다. 우리는 성령을 위하여 죄의 경향이 남아 있는 우리의 몸과 마음의 밭을 갈고 거룩한 씨앗을 심게 됩니다. 말씀의 씨앗, 기도의 씨앗, 주님과의 교제의 씨앗을 심는 것입니다. 영성 훈련은 성령을 위하여 씨를 뿌리는 일과 같습니다. 즉 영성 훈련 그 자체만으로는 아무것도 이룰 수 없지만, 영성 훈련의 통로를 통해 하나님께서 은혜를 주십니다.
그래서 영성훈련은 “은혜가 들어오는 창문(Windows onto grace)”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 아름다운 비유는 우리들에게 영성 훈련을 잘못 사용할 수도 있다는 사실을 경고하고 있기도 합니다. 즉, 우리들의 영성 훈련이 깨끗한 창문과 같이 하나님 앞에 투명해 있을 때만 하나님의 은혜가 온전히 들어올 수 있다는 것입니다. 만약 우리들이 영성 훈련을 실천하면서 잘못된 동기를 가지고 있다면, 그 창문은 불투명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예를 들어 우리가 다른 사람의 호감을 얻기 위해 영성 훈련을 실천하게 된다면, 아무리 많은 시간을 들여 영적인 묵상과 기도를 한다 해도 자기 평정과 자기만족 밖에는 얻지 못하게 될 것입니다. 또한 다른 사람에 대한 섬김이나 친절도 단순히 자기를 과시하는 수단밖에 되지 못할 것입니다.
영성 훈련은 우리를 영적으로 성장시켜 나가되, 성령과 관계를 맺고 그 안에서 성장시켜 나간다는 특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우리를 부르시는 하나님의 초청에 기꺼이 응답하고 그분이 보내신 성령과 살아있는 관계를 맺어 나갈 때 우리는 그분 안에서 영적으로 성장해 가는 것입니다.
장원순 목사 0433 308 436
사우스포트한인교회 담임
알파크루시스대학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