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장에서의 여유
안녕하세요? ‘골프’라는 단어를 말 하면 어떤 것이 가장 먼저 떠오르나요? ‘홀인원’을 떠올리는 분, 달력에 나올 듯한 멋진 풍경속의 골프장, 멋진 골프 가방 등등 여러가지가 있을 것입니다. 드라마나 영화속에 보면 골프장에서 골프를 하며 사업 이야기나 정치인들의 심각한 정치 이야기 또는 친구들과 즐거운 대화를 나누며 골프를 하는 장면들이 나옵니다. 함께 골프 카트를 타고 이동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장면과 한 사람이 샷을 할 때 다른 세명이 지켜보며 ‘굿 샷~’을 외치며 박수를 쳐주는 장면들이 떠오르죠. 그리고 그런 분위기 속에서 멀리서 친 공이 홀에 쏙 들어가는 더욱 드라마틱한 장면이 나오기도 하죠. 네 명이 함께 격려해주고 실수가 나오면 함께 안타까워 해주기도 하고 다 같이 이동하면서 즐거운 대화속에 이루어지는 골프. 정말 누구든지 한번 해보고 싶어 지는 아름다운 스포츠입니다.
예전에 한국에서 제가 운영하던 골프 스쿨의 한 회원과의 대화를 이야기 할까 합니다. 그분은 처음 골프 코스에 다녀온 분으로서 분명 특별한 기억이 있으리라 생각하며 제가 이렇게 물어보았습니다. “회원님 어제 라운딩은 어떠셨어요? 그 골프장 정말 멋지죠?” 하지만 그분의 대답은 제 기대와는 조금 달랐습니다. “글쎄요….. 그 골프장이 멋진지는 모르겠어요.” 저는 조금 걱정스러운 마음으로 다른 질문을 했습니다. “함께 가신 다른 분들이 잘 도와주셨죠?” 이번에도 그 회원의 대답은 제 예상을 빗나갔습니다. “네….. 그런데 그 사람들이랑 얘기 할 시간이 없었어요. 어쨌든 매너가 없는 사람들은 아니겠죠. 저 같은 초보와 함께 골프를 했다는 것이…..” 그 회원과 조금 더 이야기를 한 후 예상을 빗나간 대답의 원인을 알게 되었습니다. 너무 떨리고 긴장해서 스윙을 어떻게 하는지 기억도 안 나고 공은 굴러가는지 날아가는 지 알 수도 없고 온통 풀과 나무만 보여서 어디로 치라는 것인지 구분도 안되고 해서 4시간 30분 동안 잔디만 보다 오셨다고 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다른 분들과 대화는 불가능했다고 하더군요.
드라마나 영화 속 골프는 즐거운 대화와 간간히 나오는 홀인원 등등 누구나 쉽게 즐길 수 있는 스포츠로 그려집니다만 현실의 골프는 전혀 다릅니다. 티 박스에서 네 명이 모여서 각자의 티샷을 하고 나서 뿔뿔이 흩어집니다. 그리고 각자 두번째 샷 혹은 세번째 샷까지 하고 나면 어렵게 그린에서 만납니다. 그렇게 모여서 퍼팅을 하고 나면 다음 홀로 이동하고 티 샷을 한 후에는 또 다시 각자의 공을 찾아 흩어지고 어렵게 공을 치고 나면 그린에서 다시 만납니다. 그래서 어떤 분은 티샷을 하고 나면 웃으며 이렇게 인사를 하기도 합니다. “우리 그린에서 다시 만나요~” 이렇게 대화 할 시간도 없이 각자의 공을 찾아 떠났다가 그린에서 다시 만나는 실력을 소유한 초보 골퍼들도 그들만의 즐거움이 있는 것이 골프입니다.
비록 잔디만 보고 와서 골프장의 멋진 풍경을 몰라도 동반자들과 대화를 나누는 여유가 없어도 골프란 복잡한 세상 것들을 잠시 잊게 해주는 삶의 진통제 같은 것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감사합니다. 글 티칭 프로 원성욱(0402 598 96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