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 수임료 이야기 – 고정 보수 계약 (Fixed Fee Agreement)
변호사 수임료 이야기 – 고정 보수 계약 (Fixed Fee Agreement)
Prolink Lawyers(Prolink Partners)
강현우 대표 변호사
변호사 수임료는 기본적으로 변호사가 사건 해결에 소요한 시간을 기준으로 계산(Time Charge Rate, 이하 ‘시간당 보수’)하여 청구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또한 변호사는 사건을 수임할 때, 예상되는 수임료를 의뢰인에게 정확히 안내해줘야 할 의무가 있습니다. 이러한 의무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의뢰인이 수임료를 내지 않더라도 청구하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혹은 의뢰인이 수임료를 이미 모두 지불하였더라도 변호사 비용 심사를 통하여 청구한 금액이 적절한지 확인할 수 있고, 만약 적절하지 않다고 판단되면 반환해야 할 수도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특히 한국 사람들은 고정 보수(Fixed Fee)를 선호하곤 합니다. 이는 변호사와 의뢰인간의 합의를 통해 처음부터 끝까지 들어갈 비용을 예상하여 일정한 액수를 수임료로 정하는 것입니다. 시간당 보수에 비해 고정 보수 방식의 장점은 정확히 얼마가 들지 의뢰인이 예상 가능하고, 그 이상 추가 금액이 들지 않을 것이라고 안심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또한 변호사도 청구서(invoice)를 보낼때 자신이 소요한 시간을 6분 단위로 일일이 계산하여 보내야하는 수고를 덜 수 있고, 수임료에 관해 제대로 알려주지 않았다는 문제 제기를 당할 가능성도 낮아지게 됩니다. 이러한 점 때문에 법률 시장 내에서도 고정 보수와 시간당 보수 중에서 무엇이 더 나은지에 관한 논쟁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고정 보수 관련해서도 많은 분쟁이 발생하곤 합니다. 특히 정확히 무슨 일을 했고 어디까지가 사건 관련 변호사 보수인지 설명이 부족하거나 불분명한 경우 혹은 처음에는 고정 보수로 약정해놓고 이후에 계속해서 금액이 추가되는 경우에도 그렇습니다.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A씨는 형사 사건으로 기소되어 재판을 받아야 했습니다. A씨는 변호사를 선임하면서 배심원 재판 마무리까지 모든 비용을 합쳐 $100,000에 하기로 하는 고정 보수 형태의 계약을 했습니다. 변호사는 사건을 수임한 후 각종 증거 및 관련 서류를 확인하고 법정 변호사(Barrister)를 선임하였습니다. 그런데 사건은 증거 부족으로 배심원 공판까지 가지 않고 검찰 측에서 기소 취하를 함으로써 마무리 되었습니다. 변호사는 $100,000 의 청구서를 의뢰인인 A에게 보냈고, A는 그 변호사를 변호사 협회에 신고하였습니다.
이런 경우에는 어떻게 될까요? 특별한 사정이 없다는 가정 하에서는, 고정 보수 계약이 무효화될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변호사는 본 재판이 배심원 공판까지 갈 경우를 상정하여 $100,000 으로 계약을 했지만, 실제로는 배심원 공판까지 가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경우, 해당 수임료 액수는 절대로 공정하고 합리적이라고 할 수 없을 것입니다. 그러므로 이는 잘못 산정된 금액이며, 변호사는 자신이 사건 해결에 소요한 시간을 기록한 내용을 토대로 일한 시간만큼의 보수만 인정받게 됩니다.
또 다른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어떤 변호사가 교통사고 사건을 수임하였고, 진행 단계에 따라 고정 보수를 분할하여 청구하겠다고 하고 총 $18,500 으로 계약을 하였습니다. 진행 단계는 다음의 여섯 가지로 나뉘었습니다.
1.소송 전 사전 절차 - $2,500
2.상대측과의 필수적 협의 (conference) - $3,000
3.소 제기 (claim) - $4,000
4.서류 제출 - $1,000
5.조정 절차 - $2,000
6.재판 진행 - $6,000
이중 1, 2 단계는 진행되었으나 상대측과의 협의 과정에서 합의 쪽으로 의견 일치를 보게 되었고, 조정 절차에서 양 당사자가 최종 합의를 보고 마무리가 되었습니다. 그러자 변호사는 5단계에서 마무리 되었다며 1에서 5까지의 모든 단계를 합산한 금액인 $12,500 의 청구서를 보냈습니다. 이에 의뢰인은 액수가 과다하다며 변호사 협회에 진정서를 제출하였습니다.
본 사건에서 계약서 자체는 단계별로 합리적인 고정 비용을 정하는 등 별 문제가 없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변호사는 1, 2, 5 단계만 진행하였음에도 불구하고 3, 4 단계의 비용까지 청구했던 것입니다. 앞서 말씀드린 사례와 마찬가지로 이러한 경우, 해당 청구서는 무효화되고 변호사는 1, 2, 5 단계의 비용만 청구할 수 있어, 이에 따라 $7,500을 받을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이와 같이, 변호사의 보수가 정당하거나 합리적이지 않아 무효화 되는 경우를 종종 볼 수 있습니다. 그만큼 변호사에게는 수임료에 관해 의뢰인에게 확실하게 설명해줘야 할 의무가 있어, 이를 위반할 경우 수임료를 받을 수 없기도 합니다. 만약 자신이 수임한 변호사의 비용이 합리적이지 않다고 느낄 경우, 비용 전문 변호사를 통하여 조언을 받아 보길 권해드립니다. 한국 사람들은 흔히 ‘다른 변호사에게 가서 상담 받으면 자기들끼리 서로 편들어 줄 것’이라는 선입견을 갖고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실제 다른 나라의 법조 시장이 어떠한지에 대해서는 알 수 없지만, 적어도 호주는 그렇지 않습니다. 변호사라는 직종의 이익을 위해 다른 변호사의 허물을 덮어주거나 추가로 잘못을 저지른다면, 그런 사건은 더욱 파헤쳐져 드러나게 됩니다. 그렇게 해야 변호사 업계, 더 나아가 법조계의 온전함과 청렴성, 그리고 신뢰도가 유지되기 때문입니다.
면책공고: 본 컬럼은 일반적인 정보 제공 목적으로 작성된 것으로 필자 및 필자가 소속된 법무법인은 상기 내용의 전부 또는 일부로 인해 발생한 직/간접적인 손해에 대해 법적 책임을 지지 않습니다. 상기 내용에 기반하여 조치를 취하시기에 앞서 반드시 개개인의 상황에 적합한 법률자문을 구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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