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 비용과 의뢰인의 권리
변호사 비용과 의뢰인의 권리
H & H Lawyers
강현우 파트너 변호사 (공인형사법전문)
변호사를 선임하고 조언을 받을 경우 그들의 경험, 전문성, 지략 및 능력 등을 고려한 뒤, 사건 해결에 소요되는 시간과 원하는 결과를 얻기 위해 추가로 사용하는 비용을 산정하여 수임료를 지불하게 됩니다. 일반적으로 변호사를 선임할 경우, 변호사의 Trust Account(신탁 계좌)에 예상 비용을 선입금함으로써 업무가 시작되는데, 변호사는 비용이 발생할 경우 인보이스를 발행하여 어떤 일을 처리하는데 썼는지 상세히 설명해야 합니다.
여기서 ‘신탁 계좌’란 법무법인에서 따로 관리하는 계좌로서, 법무법인의 돈이 아니고 의뢰인의 돈을 대신 관리해주는 계좌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까다로운 절차와 감사를 받으며 신탁 계좌에 있는 비용을 남용하거나 다른 용도로 쓸 경우에는 변호사 자격 박탈 및 심각한 처벌을 받게 됩니다. 작은 법률사무소의 경우 신탁 계좌 없이 운영을 하는 경우도 종종 있습니다. 하지만 신탁 계좌 없이 선입금을 받을 경우 불법이 될 수 있으며 민사소송 등의 합의금, 부동산 거래의 보증금 등도 대신 받을 수 없습니다. 만약 신탁 계좌가 없이 의뢰인의 자금을 대신 받는다면 심각한 위법이며 처벌을 받게 될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행위를 하는 변호사들을 종종 접하곤 합니다.
Legal Profession Act 2007(변호사법)에 따르면, 변호사에게는 의뢰인이 비용에 대해 충분히 알게끔 설명해주고 알려야 할 의무가 있습니다. 또한 의뢰인은 비용에 관해 변호사와 협의를 할 수 있고, Costs Agreement(비용 합의)를 통해 비용에 대한 자세한 내용을 서류로 제공받을 권리가 있습니다. 이 Costs Agreement에 필수적으로 들어가야 할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1.비용이 계산 방식 (예를 들어 변호사의 시간당 비용, 계산 방법 등)
2.현실적인 예상 비용 및 해당 비용이 변경될 수 있는 경우
3. 의뢰인의 권리
- 비용관련 협상 할 수 있는 권리
- 청구서를 받을 수 있는 권리
- 항목별 명세서를 받을 수 있는 권리
- 비용의 변경이 있을 경우 안내를 받을 수 있는 권리
- 진행상황에 대한 보고를 받을 권리
- 비용 관련 소송을 걸 수 있는 권리
- Supreme Court에 Costs Agreement의 정당성에 관한 심사를 신청할 수 있는 권리
4.청구서 수령의 시기, 빈도, 방법
5.비용이 미납될 경우 적용되는 이자율
다만, 변호사가 수령하는 총 비용이 $1,500 미만일 경우에는 Costs Agreement를 제공하지 않아도 됩니다.
의뢰인이 변호사 비용 청구를 받을 경우 서면으로 된 청구서나 항목별 명세서를 요청 할 수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변호사는 6분 단위로 무슨일을 했는지 기록해야 하며 이와 관련된 자세한 명세서를 의뢰인에게 28일내로 제공해야 할 의무가 있습니다. 만약 비용이 부당하다는 생각이 든다면 Costs Assessment (비용 평가)를 신청할 수 있으며 법원을 통해 비용과 관련하여 시비(是非)를 다툴 수도 있습니다.
많은 경우, 특히 작은 법률 사무소나 한인 변호사들의 경우 청구서나 명세서조차 제공하지 않는 경우도 보이곤 합니다. Costs Agreement 뿐만 아니라 비용에 관한 자세한 설명이 없는 경우도 많습니다. 앞서 언급하였듯 변호사는 의뢰인에게 사건 전체에 소요되는 예상 비용을 설명함에도 불구하고, “우선 얼마 내고 시작하시죠” 라며 선임을 유도한 뒤 계속해서 비용을 추가하여 결국에는 의뢰인이 초기에 예상했던 금액보다 훨씬 많은 비용을 내게끔 하여 손해를 보게 하는 경우도 종종 있습니다. Costs Agreement가 없었다거나 위의 내용들을 제대로 안내하지 않았다면, 변호사 비용을 바로 낼 필요가 없습니다.
또한 변호사들 중 자신의 업무에 대해 제대로 기록을 하지 않아 항목별 명세서는 애당초 존재하지도 않다가 의뢰인이 요청할 때에야 부랴부랴 만드는 경우도 많이 봅니다. 이런 경우, 정확한 기록을 반영한 것이 아니라 임의로 설정한 비용에 짜맞춘 것이기 때문에 그런 점이 티가 나는 경우도 많고 금액이나 세부 항목이 비합리적인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만일 추후 비용 평가가 행해질 경우에는 의뢰인에 유리하게 해석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심지어 어떤 변호사는 Barrister(법정 변호사) 비용이나 다른 비용을 실제보다 부풀려 의뢰인에게 청구를 하여 자신은 비용을 많이 청구하지 않은 것처럼 속임수를 쓰는 경우도 본 적이 있습니다.
이러한 경우를 막기 위해 변호사의 의무를 법으로 정해 위반시 제제를 하는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의뢰인이 본인의 권리를 잘 몰라 피해를 보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또 의뢰인들이 법에 익숙하지 않고 사건 해결을 위해 변호사에게 의존한다는 점은 점을 악용하여 의뢰인을 상대로 이러한 범법행위를 저지르는 경우가 지금도 암암리에 발생하고 있습니다. 의뢰인은 자신의 권리를 확실히 알고 변호사를 선임해야 하며, 변호사 역시 절대로 의뢰인을 속이거나 기만하는 행위를 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 의뢰인과 변호사의 신뢰가 끈끈할수록 최상의 결과를 이뤄낼 수 있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