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로버츠-스미스, 3개 언론사 상대 ‘명예훼손’ 패소

오즈코리아 0 1851
연방 법원 1일 기각 판결, 빅토리아십자훈장 수훈자 명예 추락
“아프간 비무장 포로•민간인 살해 등 전쟁범죄 저질러”
재판부, ‘공익보도’ 당위성•증거 인정
5년 송사 일단락, 관련 비용 2-3천만불 추산
16856742472167.jpg 고소를 당한 디 에이지의 승소 판결 후 인터넷판(6월 1일)에 '살인, 전쟁범죄 입증돼'라는 제목으로 보도했다

영연방 최고 군영예인 빅토리아십자훈장(Victoria Cross) 수훈자인 전 호주 특전사(SAS) 부대원 벤 로버츠-스미스(Ben Roberts-Smith: BRS)가 호주 3개 언론사를 상대로 제기한 명예훼손에서 패소했다.

연방 법원의 앤소니 베산코 판사(Justice Anthony Besanko)는 1일 원고측의 소송을 기각하면서 “로버츠-스미스가 아프가니스탄에서 비무장 상태의 포로들을 살해하는 등 여러 전쟁 범죄를 저지른 것으로 인정된다”고 판결했다.

이로써 로버츠-스미스와 3개 언론사(시드니모닝헤럴드, 디 에이지, 켄버라 타임즈) 사이의 거의 5년에 법적 싸움은 종료됐다. 이 송사는 호주 최대 규모 명예훼손 소송으로 큰 화제를 모았으며 호주 언론계에 매우 중요한 판례를 남겼다. 소송 관련 비용이 2-3천만 달러로 추산될 정도다.

16856742489745.jpg 빅토리아십자훈장  수훈자 벤 로버츠-스미스 현역 시절

원고인 로버츠-스미스와 그의 법적 대리인들은 아직 이 판결에 대해 논평을 하지 않았다. 이 판결에 대해 항소할 기간인 42일이다.

베산코 재판관은 2018년에 신문에 게재된 일련의 보도자료들이 로버츠-스미스에 의해 저지른 전쟁 범죄에 대해 실질적인 진실임을 확인했다.

이 혐의에는 로버츠-스미스가 2009년 위스키(Whisky) 108이라는 작전 지역에서 의족을 찬 포로 등 뒤로 기관총을 발사해 사살했고 2012년 9월 다르완(Darwan)에서 비무장 상태로 수갑을 찬 농부인 알리 잔(Ali Jan)을 절벽에서 강 아래로 밀어내어 살해한 전쟁 범죄 등이 포함됐다.

또 로버츠-스미스는 ‘신참 병사를 훈련시키기 위해’ 비무장한 늙은 아프간 남성을 죽이도록 압박했다. 그가 다른 병사들을 괴롭히고 아프간 민간인들을 공격했다는 보도도 사실로 확인됐다.

16856742511976.jpg 호주군에 사살된 아프간 민간인
16856742527754.jpg 언론사 상대 명예훼손에서 패소한 벤 로버츠-스미스

1일 승소 판결 후 SMH와 디 에이지를 소유한 나인 네트워크는 "베산코 재판관의 오늘 판결로, 로버츠-스미스가 아프가니스탄인들의 불법 처형에 참여했다는 사실이 확인됐고 이로 인해 그가 제네바 협약을 위반했다는 우리 신문들의 보도가 사실로 확인됐다. 이번 판결은 살인 피해자들의 가족들에게 정의가 구현된 중요한 진일보"라고 환영했다.

나인은 이어 "이 판결은 닉 맥켄지와 크리스 마스터스 기자들의 기사 게재는 올바른 공익 보도 활동임을 입증했다. 그들은 7년 전 어려우면서도 매우 복잡한 전쟁 범죄를 보도하기 시작했다. 또 진실을 말할 용기를 가진 전현직 SAS 부대원들의 증언도 옳은 것으로 입증됐다. 이번 판결은 호주군에 장기적으로 영향을 미칠 것이다. 호주 병사들이 해외에서 어떻게 행동하는지에 대해서도 영향을 줄 것”이라고 논평했다.

3개 언론사를 대표한 법정변호인 니콜라스 오언스 SC는 의뢰인들이 소송을 방어하기 위한 비용을 청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로버츠-스미스는 1일 판결에 참석하지 않았는데 채널 9은 그가 인도네시아 휴양지 발리에서 휴가를 즐기고 있다고 전했다.

16856742548069.jpg 명예훼손으로 고소를 당한 기자들이 승소 판결 후 입장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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