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당 10개 중 6개 10~15% 팁 요구”
호주 최저 임금 $21.38… “팁 불필요” 주장 많아
식당에서 고객이 식사 후 직원에게 고맙다는 뜻으로 지불하는 봉사료인 팁(tip)을 기본으로 청구하려는 업체가 늘면서 이에 대한 논란이 불거졌다.
멜번 남성 마크 글래드맨(Mark Gladman)은 “최근 이용하는 식당 10개 중 6개 비율로 주문 금액의 10~15%에 해당하는 팁을 요구한다”며 “팁은 당연한 청구 비용이 아닌 훌륭한 서비스에 대한 감사의 표시여야 한다. 호주에서 역사적으로 자발적이었던 팁 문화가 일반화되어 가고 있는 것 같아 우려된다”고 밝혔다.
셀프 QR코드 주문 및 음식배달앱이 갈수록 보편화되면서 팁 청구를 채택하는 업체가 늘고 있다. 일부 앱에서는 주문자가 결제 전 옵션 사항을 해제하지 않으면 자동으로 팁이 부과되기도 한다.
호주 소비자보호법에 따르면 팁은 ‘선택적 비용’(optional charge) 또는 ‘사전 선택된 추가 비용’(pre-selected extras)으로 간주한다. 팁 금액은 총가격표에 명시돼야 하며 소비자가 선택했을 경우에만 청구서에 추가할 수 있다는 의미다.
호주경쟁소비자위원회(ACCC)의 대변인은 “업체에서는 고객에게 팁이 옵션임을 알려야 한다. 오해의 소지가 있는 추가 요금을 부과하는 업체는 소비자법 위반의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이어 “소비자들은 총가격에 포함된 추가 금액을 주의 깊게 살펴보고 지급을 원치 않으면 반드시 선택을 취소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팁 지급에 대한 논란은 근로자가 이미 공정한 임금을 받는다고 가정했을 때 불거진다. 호주의 최저 임금은 시간당 21달러 38센트로 세계에서 높은 수준에 해당한다. 근로자들이 팁에 크게 의존하는 미국에서의 기본 시급(base wage)은 호주보다 월등히 낮은 수준이다.
시드니에서 배달원으로 일하는 사가(Sagar)는 “수입이 불안정한 ‘긱 이코노미’(gig economy) 종사자는 최저 임금보다 적게 버는 날도 있다. 팁을 거의 받지 않지만 받더라도 보통 1달러 정도”라고 밝혔다. 애들레이드 배달원 마이클(Michael)은 “팁이 쌓이면 분명 이득이 된다. 하지만 대부분 고객이 왜 팁을 주지 않는지 이해한다. 이미 주문 창에 배송비와 서비스료 등이 추가되기 때문일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고객이 제공하는 팁이 누구 주머니에 들어가는지 알 수 없는 경우가 있다. 퍼스의 한 카페에서 일하는 한나 탭셀(Hannah Tapsell)은 고객으로부터 직접 팁을 받는 것이 허용되지 않는다. 모든 팁은 카운터에 비치된 팁 항아리(tip jar)로 들어간다. 그는 “팁이 모이면 직원들끼리 나눠 갖는 줄 알았는데 일 년 동안 일하면서 팁을 받은 적이 단 한 번도 없다”며 “팁 머니에 대한 더 많은 투명성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출처 : 한호일보-사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