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커지는 호주의 인도커뮤니티.. 인구 급증 더불어 ‘영향력’ 급부상

오즈코리아 0 2276
2006년 24만명 → 2021년 78만명
2026년 100만명 넘어 영국계 추월 확실
빅토리아주 27만5천명.. 각분야 목소리 커져
젊은층 ㆍ고학력 ㆍIT전문직 다수 강점
전통 문화 지키며 호주 다문화사회 잘 융합

호주에서 가장 많은 인도인들이 살고 있는 빅토리아주에서 전체 인구 중 인도계 이민자 비율이 이미 영국계를 앞지르는 등 최대 이민자 그룹으로 부상하면서 이들의 정치-경제-사회적 영향력 역시 커지고 있다. 

호주 전체를 통해 인도 출생자 인구는 2006년 24만2천명에서 2011년 47만4천명, 2016년 61만9천명에 이어 2021년 센서스에서는 78만3천명을 기록해 이미 중국계와 뉴질랜드계를 추월했다. 2026년 시행되는 다음번 센서스에서는 1백만명에 도달해, 영국계를 앞지를 것이 확실시되고 있다.  

16740152000639.jpg 빅토리아 선거(11월26일)을 앞둔 지난달 6일 멜번 서부 록뱅크의 스리 두르가 힌두교 사원을 방문한 다니엘 앤드류스 주총리가 지지자들과 함께 인도 전통 전병인 짜파티를 만들고 있다. (사진 출처: 다니엘 앤드류스 주총리 트위터)

2021년 인구조사 자료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 중 호주의 해외 출생자(이민자)의 비율이 29.2%로 뉴질랜드(27.8%), 캐나다(21.3%), 미국 (15.3%), 영국(13.8%) 등 다른 영어권 국가들보다 높았다. 부모 중 최소 한 명이 해외 출생인 경우도 21.6%로 해외에서 태어났거나 부모 중 최소 한 명이 해외에서 태어난 사람의 비율이 절반이 넘는 국가로는 영어권 국가 가운데 호주가 유일했다. 

27만5천명의 인도인들이 살고 있는 빅토리아주에서 전체 인구 중 인도계 이민자 비율은 4%이다. 영국, 중국 및 뉴질랜드계는 각각 2.7%, 2.6% 그리고 1.5%를 기록했다. 이민자 비율이 전체 인구의 80%에 달하는 멜번 서부의 윈햄베일(Wyndham Vale)에서는 인도계 주민의 비율이 무려 18%에 이른다. 특히 빅토리아주 인도 이민자의 94%가 광역 멜번에 거주하고 있어 인도인들은 멜번 인구가 조만간 시드니를 추월하는데 있어서도 큰 동력을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반해 중국계 이민자 비율은 1901년 호주 연방이 창설되고 백호주의가 채택된 이래 처음으로 감소세를 기록하고 있다. 팬데믹 기간 중 많은 유학생과 기술이민 비자 소지자들이 멜번을 떠난데다 국경 재개방에도 불구하고 중국 내 코비드 제로 정책과 중국과 호주사이의 외교 관계 경색으로 감소세는 이어질 전망이다.

16740152013776.jpg 8월 멜번인도영화제 기간 페더레이션 스퀘어에서 열린 볼리웃댄스 경연대회에 참가한 무용수들. (사진 출처: AAP)

모내쉬대학교의 사회인구학자인 다르마 아룬아찰람 교수에 따르면 호주 내 인도 이민자들의 평균 연령은 38세에 불과해 47세인 베트남계, 72세인 이탈리아계를 크게 밑돌았다. 인도 이민자들은 고학력 비율이 높아 학사 학위 이상 소지자 비율이 63%로 24%에 불과한 호주 출생자들의 2배가 넘는다. 풀타임 취업자 비율 역시 51%로 호주 태생(47%) 및 중국계(33%) 보다 높다. 인도 이민자들은 특히 IT업계 종사자들이 많아, 연봉 9만1천불 이상 비율도 23%로 24%인 호주 태생과 거의 대등하다. 

최근 치러진 빅토리아 선거에서 집권 노동당과 야당인 자유-국민 연립은 인도계 이민자들의 표심을 잡기 위해 공을 들였다. 인도계 이민자들은 정치 참여에 적극적인데다 사회 현안에 관심이 많고 특정 정당에 몰표를 던지는 투표 성향을 보이지 않아 이들이 멜번 서부와 북부 그리고 남동부의 타닛, 포인트쿡, 웨러비, 래버튼, 베릭, 크랜본, 내리워렌 등 지역구의 선거 결과에 결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1674015202687.jpg 빅토리아 로우빌(Rowville)의 ‘호주 인도 커뮤니티센터(Australian Indian Community Centre: AICC) 건물 (사진 출처: 브라하타임즈 웹사이트 캡처) 

다니엘 앤드류스 주총리는 노동당 재집권시 멜번 인도 공동체에 1천만달러 상당의 프로젝트를 지원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자주 언급되는 인도 이민자들의 특성 중 하나는 자신의 정체성을 강하게 내세우지 않으면서도 주류 사회에 신속하고 원만하게 동화하는 능력이다. 새로운 장소에서 인도인들은 마치 찻잔 속 설탕처럼 어느새 바로 녹아들어 모든 걸 달콤하게 만든다는 말을 듣는다. 그래서 인도인들은 '부를 축적하는데 탁월한 중국인'이라든지 멜번에서 '남수단 출신은 AFL아니면 모델업계'와 같은 획일적 스테레오 타입이 없다. 

'뭄바이쿡'으로도 불리는 포인트쿡이나 윈햄, 브림뱅크, 케이시, 댄디농 등에 많은 인도인들이 살고 있기는 하지만 이들은 무슬림이나 유태인들처럼 자신들의 종교적 정체성을 지키기 위해 배타적이기까지 할 정도로 고유의 영역을 설정하려는 경향이 없다. 

많은 힌두교도나 시크교도들은 종교 활동이 필요하면 차를 가지고 사원을 찾으면 된다는 정도의 인식을 가지고 있다. 멜번 남동부 클라이드 노스에 2017년 문을 연 윌랜드라 라이즈 초등학교(Willandra Rise Primary School)는 전체 학생의 3분의 1이 인도계이다. 이 학교는 높은 인도계 비율을 고려해 학부모들에게 힌디어와 펀잡어를 포함해 학교에서 가르치기 원하는 외국어에 대한 선호도 조사를 한 적이 있다. 예상외로 스페인어가 1위로 선정됐다. 한 학부모는 "모국어는 아이들이 집에서 할아버지, 할머니한테 배운다"면서 "아이들에게 무언가 새로운 언어를 가르치고 싶다"고 말했다. 인도인들의 ‘실용성’을 엿볼 수 있게 해주는 대목이다.

인도인들은 또 자기 소유의 주택을 보유하는 것을 매우 중요하게 여기며 가능한 빨리 부동산 시장으로 진입하려 한다. 광역 멜번에서 이뤄지는 토지 거래 세 건 가운데 한 건의 매수자가 인도계라는 통계도 있다. 

부동산 개발업체 푼벡의 두시 칸나 최고영업책임자는 "부동산은 인도인들의 DNA에 자리잡고 있다"며 "중국에서 새로 도착한 이민자라면 아파트에 사는 것도 마다하지 않겠지만 인도인들에게 있어선 무언가를 지을 수 있는 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빌라우드 부동산의 로리 코스텔로 대표도 "인도나 스리랑카 이민자들의 꿈은 단독 주택에 살면서 자녀 둘을 키우는 것"이라며 "시내에서 그곳까지 가는데 차로 시간이 얼마나 걸리는지는 중요하지 않다"고 말했다.  

인도에서 보편적인 중매 결혼과 결혼 때 신부가 신랑측에 제공하는 일종의 결혼 지참금인 다우리(dowry) 풍습 역시 호주 내 인도 이민자들 사이에서 여전히 지켜지고 있다. 심지어 결혼한 후에도 명절이나 가족행사 때 처가로부터 지속적으로 금품을 받아내려는 남편측 요구가 종종 문제를 일으키면서 높은 비율의 가정 폭력 사례가 발생하는 점은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16740152043391.jpg 앤소니 알바니지 총리(왼쪽)와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5월말 쿼드 서밋에서 만나 양국 정상회담을 가졌다(사진 출처: 호주인도인연합회(Indian Association in Australia) 웹사이트) 

인도 문화에 뿌리 깊게 스며든 신분의 벽인 카스트(caste) 제도 역시 호주에서 유효해, 멜번의 경우 동부의 글렌 웨이벌리가 최상위 카스트인 브라만 계급(Brahmins: 승려, 교사 등)의 본거지로 간주되며, 인도 신분제상 최하위 계급 육체노동자들인 수드라(Sudras) 보다도 하위 계급으로 카스트 제도에 들어가지도 못하는 이른바 불가촉천민 찬달라 계층은 댄디농을 중심으로 정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블룸버그 통신이 국제통화기금(IMF)을 인용해 보도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인도의 명목 국내총생산(GDP)은 8천547억달러로, 8천160억달러를 기록한 식민 종주국 영국을 사상 처음으로 앞지르면서 세계 5위의 경제 대국으로 등극했다. 3위인 일본과 4위인 독일 역시 곧 인도에 추월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은 13위를 기록했다. 

한국의 윤석열 대통령은 후보 시절 대학생들과 가진 간담회에서 기술 개발의 중요성을 피력하면서 "사람이 손발로 노동하는 것은 인도도 안 한다. 아프리카나 하는 것이다"라고 말한 바 있다. 이 발언은 한국인들이 자신보다 경제적으로 못산다고 생각하는 동남아시아나 남아시아 국가들에 대해 느끼는 우월감의 발로를 드러낸 사례로 지적됐다. 인도가 글로벌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 뿐 아니라 호주에서 인도계 이민자들이 미치는 사회, 경제, 문화적 영향력이 나날이 증대되고 있는 가운데 이들과의 바람직한 공존을 위해 인도인들에 대한 한인 사회의 이해와 인식 제고 역시 중요한 시점인 듯 하다.

 

0 Comments
포토 제목
+

새글알림

Demand Planner / Inventory Coordinator
오즈코리아 04.26 09:50
Linen Assistant
오즈코리아 04.26 09:50
Window Cleaner
오즈코리아 04.26 08:50
Category Demand Planner
오즈코리아 04.26 07:00
Casual Domestic Cleaner in Belmont
오즈코리아 04.26 06:50
Casual Qualified Staff
오즈코리아 04.26 04:50
Lead Vehicle Service Agent / Team Leader
오즈코리아 04.26 02:50
+

댓글알림

Demand Planner / Inventory Coordinator
오즈코리아 04.26 09:50
Linen Assistant
오즈코리아 04.26 09:50
Window Cleaner
오즈코리아 04.26 08:50
Category Demand Planner
오즈코리아 04.26 07:00
Casual Domestic Cleaner in Belmont
오즈코리아 04.26 06:50
Casual Qualified Staff
오즈코리아 04.26 04:50
Lead Vehicle Service Agent / Team Leader
오즈코리아 04.26 02:50

공유해주세요

Facebook Twitter GooglePlus KakaoStory NaverBa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