틱톡 동영상 흉내낸 ‘자가 치과진료’ 증가
‘비싼 진료비 부담’ 겨냥한 가정용 제품등장
인플루언서 이용한 홍보.. 규제 없어
‘고무줄 교정, 미백제’ 사용 후 치아 손상 등 피해 사례 빈번
최근 호주 전역에서 '틱톡' 동영상을 보고 따라하거나 온라인에서 검증되지 않은 제품을 사용해 문제가 되고 있다. 특히 집에서 잘못된 치과 치료를 시도하다가 손상을 입고 치과에 찾아오는 환자들이 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각별한 주의가 요망된다.
자가 교정을 시도하거나 스스로 만든 검증되지 않은 치아 미백제를 사용하는 등 잘못된 방법으로 치아를 스스로 치료하다가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틱톡'의 ‘생활 꿀팁(Life hack)’ 동영상이 문제가 되고 있는데 치아 미백을 위해 헤어 샴푸나 베이킹 소다 등을 사용하거나 치아 교정을 위해 고무줄을 사용해 완벽한 교정 치아를 얻을 수 있다는 터무니 없는 방법을 소개하는데 이를 따라하다가 문제가 커지는 것.
‘Life hack’ 동영상은 사람들이 일상생활에서 유용한 팁이나 노하우를 공유하는 영상을 말한다.
최근 틱톡에서 유행한 '자가 치아교정(DIY orthodontics); 챌린지 영상’에는 교정을 위해서 손톱을 가는 기구인 네일 파일에서 사포까지 사용하면서 자기 앞니를 갈거나 달걀 껍질, 매직 얼룩 지우개(Magic Eraser stain removers)로 치아 미백을 하는 사람들이 영상을 통해 소개되기도 한다.
이같은 시도에 대해 호주치과협회(Australian Dental Association) 회장은 “치아에 되돌릴 수 없는 심각한 부작용을 불러 일으키기 때문에 절대 시도하면 안된다”라고 강력히 경고했다.
네일 파일을 사용해 치아를 다듬는 것은 치아 구조 전체에 영구적인 손상을 줄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건강한 치아 조직을 손상시켜 통증 등과 같은 합병증도 일으킬 수 있다.
시드니 중심가에서 치과 병원을 운영 중인 치과의사 마이클 카이(Michael Cai)는 "한달에 2-3건의 DIY 치과 치료로 크게 문제가 된 환자들이 찾아오고 있는데 계속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환자 명부에 2만5천명 이상을 보유하고 있는 카이 박사는 "틱톡에서 판매하고 있는 연마제(화학용품)로 인해 화상을 입기도 하며 치아 미백을 위해 집에서 표백제를 혼합하면서 치아에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 미백 제품을 과도하게 사용해 치아가 다 상해 검게 변하게 된 환자도 있었는데 치아 뿌리관을 채우는 시술을 해야만 했다"고 설명했다.
온라인에서 또 한가지 크게 유행하는 것은 치아 사이 간격을 줄이기 위해 치아에 고무줄을 끼우는 것이다.
카이 박사는 "고무줄을 계속 사용한 한 환자는 잇몸 감염으로 심한 부작용에 시달렸으며 결국 치아 하나를 잃었다. 치아의 상태가 일반적이지 않아 원인에 대해 환자와 상담하다보면 모든 원인이 틱톡에서 본 영상을 시도해 봤다고 밝혔다"라고 지적했다.
호주에서 가장 큰 치과 관리네트워크인 부파 덴탈(Bupa Dental)의 캐서린 매든(Dr Cathryn Madden) 수석 치과의사는 "DIY 치과 치료 작업으로 특징적인 증상과 손상을 입은 환자들의 증가하는 추세가 관찰되고 있다. 그 중 많은 환자들이 치과 공포증이 있거나 치과 치료비를 감당하기 어려워 스스로 해결하기 위해 동영상을 보고 시도해 보다가 합병증을 초래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Liz Claire 또는 @prettyprogress23으로 알려진 시드니 콘텐츠 크리에이터인 투이반 능(Nguyen)은 영상을 제작해 올리는 대가로 무료 가정용 교정기를 회사로부터 제공받았다.
"항상 이를 교정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지만 비용이 만만치 않아 포기했었다. 다른 소셜 미디어 크리에이터처럼 제품을 제공받고 무료 체험을 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치과에 가지 않고도 교정을 할 수 있다는 회사의 제안이 솔깃하게 느껴졌다.
5개월동안 제품을 사용하면서 점점 이가 벌어지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고 턱이 이상한 점을 느꼈다. 전문 치과 교정의사에게 찾아갔고 치아가 많이 손상되고 있다는 진료를 받고 정기적인 치료를 받고 있다”고 능은 말했다.
해당 회사는 정상적인 절차라고 대응했지만 능은 사용을 중단하고 팔로워에게 ‘어리석은 결정이었다며 사용을 하지 말라’고 권고했다.
이러한 가정용 교정기 회사들은 일반적으로 소셜 미디어에서 활동하고 있는 젊은이들을 타겟으로 가정에서 치아 성형을 위한 재료들을 제공하며 홍보한다. 회사에 따르면 과정 모두 전문 치과의사들에 의해 관리 감독된다고 주장한다.
멜번의 미누 가마리(Minoo Ghamari) 성형 치과의사는 “치아는 이미 망가지면 다시 고칠 수 없을 경우가 많다. 이를 지나치게 밀어버린 경우, 치아가 움직일 공간이 없게 만들어 버리는 경우, 뿌리 혹은 잇몸 침식을 일으킨 경우는 평생 아픈 치아로 고통 받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출처 : 한호일보-사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