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부동산

30년 경력 시드니 일반의(GP) 자말 리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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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득력 있는 홍보통해 ‘기피 분위기’ 없애
집 앞 대형 텐트 설치.. 약 1만5천명 접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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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 경력 시드니 일반의(GP) 자말 리피

호주에서 많은 의료인들이 코로나와 싸우기 위해 은퇴를 미루며 고군분투하고 있다. 진정한 의료인의 모습을 보이는 사례 중 하나로 공영 ABC 방송이 시드니 남서부의 일반의 닥터 자말 리피(Jamal Rifi) 스토리를 최근 보도했다.

▲ 닥터 자말 리피 스토리:
https://www.abc.net.au/news/2021-09-13/meet-the-doctor-fighting-covid19-from-his-front-yard/100428080

닥터 자말 리피는 은퇴 후 가족과 함께 캠핑카를 타고 호주 전역을 여행하는 계획을 준비했었다. 의료인으로 30년간 달려온 고된 삶을 정리하고 자연을 벗삼아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려 했지만 코로나 팬데믹이 발목을 잡았다. 

은퇴를 미루고 캠핑 텐트 대신 코로나 테스트를 위한 거대한 천막을 그의 집(병원)에 세웠고 많은 시간을 그곳에서 지내고 있다. 

일이 고되고 피곤할때면 캠핑카 팜플렛을 보며 코로나 팬데믹 이후의 삶을 그리며 현재의 고통을 달래기도 했다. 

중동계인 닥터 리피는 “팬데믹으로 인해 한 명의 일손도 부족하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그냥 구경만 할 수는 없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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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호사인 아들 파살 리피(Faisal Rifi)

간호사인 아들 파살 리피(Faisal Rifi)를 포함해 팀으로 움직이고 있다 그는 마치 오케스트라 지휘자가 된 것처럼 움직인다고 말했다.

작년 2월 중국 우한에서 코로나 발병 기사가 쏟아지기 시작했을 때 닥터 리피는 바른 대처가 필요하다는 것을 직감했다. 

특히 비영어권 이민자 등 취약계층이 많이 거주하는 캔터베리-뱅크스타운지역에 살고 있기 때문에 지역사회를 위한 대책이 필요했다. 그는 버닝스에 가서 대형 텐트를 구입했고 잘 정리해놓았던 수술복을 다시 꺼내 입었다. 

치명적인 델타 변종이 호주를 강타한 6월 닥터 리피는 가능한한 빨리 많은 사람들이 코로나 백신 접종을 해야 할 필요성을 느꼈다. 그런 가운데 많은 허위 정보가 지역사회로 유포되는 것을 목격했다. 

닥터 리피는 스콧 모리슨 총리와 개인적으로 친분이 두텁다. 지난 2009년 PNG(파푸아뉴기니)에 있는 호주군 2차 대전 산악 탈출로인 코코다 트레일을 함께 걷을 정도로 가까운 사이였다. 그러나 호주 정부의 백신 보급 정책에 대해서는 매우 비판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다. 

그는 특히 정부의 광고 캠페인이 크게 잘못됐다고 지적했다. 
“영어를 모국어로 사용하지 않는 이민자 그룹에 대한 이해도가 부족한 캠페인이 대부분이었다. 각 문화에 맞춰 미디어 전략을 개발했어야 했다”고 단점을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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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말 리피 팀이 지역사회 백신 접종을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이슬람 문화권에서는 백신 접종에 대해 ‘불임 위험이 있다’라며 서구 사회의 음모라는 거부 분위기가 강한 편이다. 또 서구 의료진이 아프가니스탄에서 정부의 스파이 역할을 했다는 등의 근거 없는 음모론이 나돌기도 했다. 이런 사실이 아닌 루머들이 백신 거부 분위기를 더욱 세게 만들었다. 

닥터 리피가 코로나 백신 접종을 받은 사진을 소셜미디어에 게재했을 때 심한 악플이 수없이 달리며 괴롭힘에 시달렸다. 하지만 그는 다른 전문가들과 함께 라디오에 출연하고 아랍어로 다양한 온라인 미디어를 통해 백신의 필요성에 대해 적극적으로 설명했다. 

백신 접종을 받지 않은 한 지인이 코로나에 걸려 병원에 입원했을 때 위험성에 대해서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달라고 요청했고 다양한 매체를 통해 영상 메시지를 공개했다. 

영상 속에서 그의 지인인 칼리드 엘마스리(Khalid Elmasri)는 “큰 고통을 겪으며 교훈을 얻었다. 백신을 맞지 않아 후회스럽다”라면서 기침으로 힘겨워하며 말을 이어갔다 

해당 영상은 하루만에 9천명 이상이 봤는데 이후 닥터 리피는 지역 주민들로부터 백신접종 예약 방법에 대한 많은 문의 전화를 받았다. 

지난 주 금요일까지 리피 박사 팀은 1만4,767명에게 백신 접종을 했다. 

그는 7명의 형제 자매들과 함께 레바논의 내전 속에서 자랐다. 그의 남동생은 질병으로 세상을 떠났는데 그때 그는 좋은 의사가 되어야겠다고 다짐을 했던 순간이었다. 

루마니아에서 의학 공부를 하던 중 지금의 아내를 만나 호주에 정착하면서 영어 공부를 시작했고 뒤늦게 호주 의사가 됐다. 

그는 최근 고향인 레바논에서 이스라엘 자선프로젝트 로자나(Rozana)에 참여했다는 이유로 군사재판소에서 반역자로 치부돼 불출석 재판을 통해 10년간의 중노동 선고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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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앞 대형 텐트 설치해 백종 접종을 위해 앞장섰다

“이슬람교는 나의 종교이며 호주는 나의 나라가 됐다. 이슬람교는 이로운 사람이 되고 좋은 영향력을 미치는 삶을 살기 위한 가르침이 근본이다. 
레바논에서 유죄 판결 보도를 보고 상당히 놀랐다. 해당 사항에 대해서 변호나 정보 요청 등을 받은 적이 없다. 내가 이스라엘을 위해 일한 적은 없다. 단지 좋은 유대인 사람들과 팔레스타인 사람들을 위한 보건시스템 개선을 위해 노력했다. 코로나로 심각한 상황일 때 인공호흡기를 보낸 적이 있다.”

그의 딸 네마트 카르부틀리(Nemat Kharboutli)는 “의료 행위는 단순한 직업이 아니다. 나라와 국경을 넘어서 사회정의를 실현하는 행위로 환자들을 돕는 것은 의무”라고 말했다. 

레바논 시민들이 정부의 승인없이 이스라엘을 방문하는 것은 불법으로 해당 판결로 인해 닥터 리피는 친척을 만나러 레바논에 들어갈 수 없게 됐다. 

가족과 함께 모국에도 갈 수 없는 상황이 초래됐고, 은퇴 후 여유로운 휴가를 즐기지 못하는 상황에 놓였지만 지역사회에 코로나가 잠식될때까지 그는 그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양다영 기자  [email protected]

<저작권자 © 한호일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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