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부동산

손글씨로 적힌 작은 ‘매물’ 표지판이 지켜낸 브리즈번의 170년 된 석조 주택

오즈코리아 0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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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6년, 캐럴 마시는 스프링힐 글로스터 스트리트 9번지의 오래된 석조 주택 앞을 지나가다 우연히 걸린 작은 골판지 표지판을 보았습니다. ‘매물(For Sale)’이라는 글자와 집 전화번호가 적힌 그 표지판이 그녀가 이 집을 발견한 유일한 단서였습니다.


이 집은 1855년 스코틀랜드 이민자 윌리엄 그리거가 가족을 위해 지은 건물로, 브리즈번 대성당에도 사용된 화산암 ‘브리즈번 터프’로 지어진 매우 희귀한 석조 주택입니다. 1867년에는 그리거와 그의 사업 파트너 제임스 로우가 인근 부지를 매입해 반(半)연립 형태의 석조 주택 두 채를 지었습니다.


1980년대에 한 차례 복원 작업이 진행되었지만, 마시가 집을 구매했을 당시에는 폐허에 가까운 상태였고 노숙자들이 머물던 흔적도 있었습니다. 집을 팔던 여성은 그리거 가문의 직계 후손으로, 이 집은 170년 가까이 한 가족의 손에서만 지켜져 온 셈이었습니다.


마시는 18개월 동안 계단을 새로 만들고, 손상된 마룻바닥을 교체하며 집을 다시 살려냈습니다. 분리되어 있던 주방은 천창이 있는 아름다운 보양실(conservatory)을 통해 본채와 연결되었고, 집 전체의 세세한 목재 마감은 당시의 멋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습니다. 그녀는 바로 옆집에 있는 로우 가족의 석조 주택까지 함께 소유하고 있으며, “브리즈번에 이런 집은 정말 드물다”고 말합니다.


이 역사적 주택은 지금 단 두 번째로 시장에 나왔습니다. 매각은 레이 화이트 콜렉티브가 맡아 2025년 12월 19일까지 관심 등록을 받고 있습니다.


이 소식을 전하며, 한 사람의 우연한 발견과 애정 어린 복원이 도시의 역사를 어떻게 지켜낼 수 있는지 새삼 느끼게 됩니다. 이런 오래된 건축물들이 앞으로도 더 많은 사람들에게 영감을 주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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