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리슨 정부, 의회 마지막날 '굴욕' 면해
지연작전으로 야당측 난민치료 긴급이송 법안 봉쇄
상원서 31-28로 통과했으나 하원은 이미 휴회 선언
하원 과반수의석을 잃은 모리슨 정부의 소수정부화를 틈타 올해 연방의회 마지막날 매너스섬과 나우루의 난민 환자들에게 보다 빠른 치료를 법제화하기 위한 야당 연합세력의 노력이 여당의 지연작전으로 수포로 돌아갔다.
노동당과 녹색당은 호주의사협회가 나우루에서 난민 어린이들을 데려오기 위해 긴급 개입해 달라고 촉구한 후 크로스벤치(무소속.군소정당) 의원들과 제휴, 해외억류 난민문제에 대한 연말 대결전을 추진해 왔다.
의회에서의 정부의 권위에 도전하는 중대 조치로 제휴세력은 상원에서 과반수를 확보하고 하원에서도 관련법 수정을 위한 득표수를 확보할 것으로 확신했으나 정부의 극력저지에 막혀 기회를 놓쳤다.
정부는 나우루에서 어린이들과 일부 가족들을 호주로 이송해 왔으나 어린이 전원을 데려오고 다른 난민들도 의사들이 호주내 치료를 권고할 경우 보다 빠른 이송을 허용하라는 압박을 받아 왔다.
한 정부소식통은 현재 나우루에 어린이 10명이 있으나 이중 4명은 재정착 협약에 따라 미국행이 승인돼 6명만 남게 됐다고 전했다. 새 법안의 적용 대상이 되는 1000명의 난민 또는 난민신청자는 거의 모두 성인이다.
녹색당과 팀 스토러 상원의원(무소속)이 제안한 새 수정법안들은 의사들의 권고가 있으면 장관들이 바로 호주 이송을 허용토록 강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상원의 제휴세력은 수정안들에 대한 표결을 6일 실시하는 동의안을 5일 제출, 39-37의 근소한 차이로 통과시켰다.
환자치료에 대한 규정변경 관련 수정안은 제휴세력의 기회주의적인 전술로 정부가 추진하는 별도의 이민법안에 추가되어 여당이 상원에서 이를 저지하기 어렵게 만들었다.
이 이민법안은 테러리스트나 기타 범죄자들이 보내오는 암호화된 메시지를 보안 당국이 열어볼 수 있도록 허용하는 법안으로 긴급처리가 요구되는 것이었다.
그러나 정부는 크로스벤치의 보수당 코리 버나디 의원과 한나라당 폴린 핸슨 의원의 지원을 받으며 야당측 수정안 표결을 막는 의사진행 방해작업을 펼친 끝에 관련 법안은 뒤늦게 31-28로 가결됐다.
야당 제휴세력은 당초 상원 통과후 이를 하원으로 회부, 처리할 계획이었으나 하원의장은 오후 4시30분경 이미 휴회를 선언, 법안처리가 무산됐다.
모리슨 정부는 이날 상원에서 통과된 난민환자 이송 관련 수정법안이 하원에서 통과되는 것을 막기 위해, 하원에서 통과된 후 상원에 회부된 암호화 관련법안 불처리도 불사하겠다는 전략으로 배수진을 쳤다.
결국 빌 쇼튼 노동당 당수는 내년 2월 의회 재개 시 첫날 수정법안 통과에 정부가 협조하는 조건으로 암호화 관련 법안을 수정법안 없이 상원에서 처리하겠다는 타협안을 제시, 이날 오후 7시30분 44-12로 이를 통과시켰다. 그리고 이내 상원도 휴회에 들어갔다.
정부는 야당측 수정법안이 난민신청자들에게 문을 열어줄 것이라며 반대해 왔다. 모리슨 총리와 데이빗 콜맨 이민장관은 그러한 난민 관련 규정변경이 국경보호와 국가안보를 약화시킬 수 있다고 주장했다.
모리슨 정부의 이러한 주장과 하원에서의 법안처리 봉쇄는 여당이 하원에서 패배를 당하는 1929년 이후 최초의 굴욕을 피하면서 아울러 내년 선거를 앞두고 보트피플 문제를 재점화시키려는 이중포석으로 풀이되고 있다.
[출처 : 호주온라인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