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부동산

가정폭력 주말참사..3개도시 5명 숨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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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폭력 주말참사..3개도시 5명 숨져

모친.할머니.딸 등 피해자 3명, 부친 등 가해자 2명 

 

지난 주말 시드니, 브리즈번, 애들레이드에서 정신질환의 20대 딸이 자신을 보살펴온 모친을 잔혹하게 살해하는가 하면, 아버지들이 딸들에게 칼부림을 하고 자살하거나 자살미수로 그친 가정폭력사건들이 잇따랐다.

이와 함께 80대 할아버지가 1년 연하의 할머니를 살해하거나 40대 가장이 어린 4자녀와 아내 및 가정부 등 6명을 인질로 잡고 경찰과 대치하다가 사무라이검으로 무장하고 경찰을 향해 돌진하다 총격을 받고 숨지는 등 가정폭력과 관련, 모두 5명이 숨지는 참사가 벌어졌다.

또 30대 남성이 가정에서 20대 여성에게 주먹질과 발길질을 하고 전기충격총을 발사하는 등 수시간 동안 고문을 자행한 끝에 체포, 기소되기도 했다.

 

 

정신병자 딸 정성껏 보살피던 57세 모친 

25세 딸과 언쟁 끝에 만신창이 주검으로 


지난 20일(토) 밤 11시40분경 시드니 서부 세인트 클레어의 한 주택 부엌에서 25세의 딸 제시카 카밀레리가 57세의 모친 리타 씨를 여러 개의 흉기로 난자한 후 머리를 베어 이웃집 앞 인도에 떨구는 엽기사건이 발생했다.

사건 당시 이 주택에는 리타 씨가 베이비시팅을 하고 있던 손자이며 제시카의 조카인 4세 남아가 범행을 목격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남아는 머리에 경상을 입고 웨스트미드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다.

제시카의 언니는 예전에는 동생의 정신건강 상태에 우려를 나타냈으나 최근 증세가 좀 더 안정된 것으로 보이면서 동생을 보살피며 함께 살고 있던 모친에게 아들을 맡긴 것으로 한 가족친구가 전했다.

그러나 운명의 날을 앞두고 제시카의 소셜미디어는 어두운 색깔로 변해 모친이 미소짓는 딸의 사진을 인스타그램에 올린 반면 딸의 페이스북은 다른 이야기를 말하고 있었다.

제시카가 파라마타 지법에 다른 문제로 출두할 예정이었던 지난 18일 그녀는 페이스북의 프로필 사진을 회색 처리한 음산한 사진으로 바꾸었다. 

그럼에도 딸을 아끼던 엄마는 사랑의 하트 이모지로 댓글을 달았다. 이에 딸이 "고마워요 엄마 OXOX(키스와 포옹)"라고 하자 엄마는 다시 키스를 날리는 여성의 이미지로 화답했다. 

같은 날 제시카는 또 공포영화 'Jeepers Creepers'의 식인마 크리퍼의 사진과 함께 그의 이야기를 새벽 3시 직후에 게시하면서 "흥미있는 이야기"라고 썼고 엄마는 "그래 정말 흥미롭구나"라고 답했다.

2017년에 올린 포스트에서는 지퍼스 크리퍼스의 사진과 '텍사스 체인톱 학살'의 스틸 사진을 업로드하고 공포영화가 그녀의 "세상에서 가장 좋아하는 영화들"이라고 말했다.

제시카는 가족을 모두 사랑했고 특히 엄마와 친밀하게 지냈으며 엄마는 딸과 함께 살면서 딸의 모든 필요를 보살펴준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다른 가족들은 제시카의 상태를 우려하고 모녀와 가까이 지내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결국 부친은 아내와의 관계에도 압박을 받은 끝에 결국 이혼하고 집을 떠났다.

제시카는 21일 파라마타 보석법원에 출두, 판사에게 자기가 제대로 몸을 씻을 수가 없어 여전히 피투성이라고 말하고 자신이 자폐증, 조울증, 우울증, 불안증 둥 정신질환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은 사건 당시 모녀가 말싸움을 벌이다가 폭력으로 번졌다고 전했다. 이웃들이 갈수록 "난폭해지는 언쟁" 소리를 듣고 모친을 도우러 달려가기 시작했으나 인도에서 끔찍한 모습과 맞닥뜨린 것으로 알려졌다.

초동대응에 나섰던 경관들에게도 지원이 제공되고 있을 정도로 끔찍한 범죄현장이었다. 제시카는 보석을 신청하지 않았으나 21일 병원에서 정신감정을 받았으며 22일 펜리스 지법에서 보석이 정식 거부됐다. 

마운트 드루잇의 K마트에서 캐셔로 일하던 제시카는 사건에 앞서 1주일쯤 직장에 나오지 않았다고 매니저가 전했다. 

몰타 출신의 리타 씨는 재미있고 활달한 성격의 여인으로 딸을 정성껏 보살피고 침상에 누워 지내는 연약한 모친도 돌보고 있었던 터여서 그녀의 참혹한 죽음이 슬픔을 더해주고 있다. 

 


중국인 가장, 14세 딸 찌르고 투신자살 

알바니아계, 여대생 딸 살해후 자살시도 


난폭한 14세 딸과 말싸움을 벌이다 칼부림을 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은 중국인과 의대에 재학중인 20세의 여대생 딸을 살해한 뒤 자살 미수에 그친 알바니아인 등 두 가장이 비극의 주인공이 됐다.

지난 21일(일) 오전 10시경 시드니 노스쇼어 채스우드 자택에서 52세의 남성이 14세 딸과 언쟁을 벌인 끝에 흉기로 딸의 목을 수 차례 찌르고 수백 m 떨어진 채스우드 체이스 쇼핑센터에서 투신, 사망했다.

이 소녀는 지난 17일 모친을 폭행, 머리를 몇 바늘 꿰매는 부상을 입혀 폭행치상 및 재산파손 혐의로 기소됐으며 19일 서리힐스 아동법원에서 두 혐의사실에 유죄를 시인했다.

이에 앞서 7월3일에는 법원이 소녀로부터 부모를 보호하기 위한 접근금지명령을 내렸다. 이는 부모를 향한 소녀의 "행동을 금지하거나 제한하는" 내용이었다.

이 법원의 접근금지명령은 문제의 소녀를 피고인으로, 부모를 모두 보호 대상자로 명시하고 있었다.

접근금지명령은 소녀가 부모를 폭행하거나 괴롭히거나 간섭해서는 안 된다고 지시하면서도 여전히 같은 집에서 동거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었다.

19일 법원에서 경찰은 접근금지명령을 강화해 소녀를 집에서 퇴거시키려고 했으나 성공하지 못했으며 소녀는 보석이 허용되고 계속 패밀리홈에 살도록 조치됐다.

사건 당시 경찰이 신고를 받고 출동했을 때 소녀는 행인의 보살핌을 받고 있었다. 소녀는 시드니 아동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고 안정된 상태에 있다.

한편 남호주 애들레이드 서부 키드맨 파크에서는 지난 21일(일) 밤 11시30분경 알바니아계 호주인 여대생 사브리나 레카즈(20)가 패밀리 카 메르세데스 벤츠의 조수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또 운전석에는 그녀의 아버지 페트리트 레카즈(49) 씨가 복부에 자상을 입고 중태에 빠진 채 발견됐으며 경찰은 유리창을 깨고 그를 끌어냈다. 

그는 로열 애들레이드 병원으로 옮겨져 경찰의 경비 하에 치료를 받고 있으며 23일 살인 혐의로 기소됐다. 포트 애들레이드 치안판사법원은 26일 그의 병실에서 병상 심리를 가질 예정이다. 

이들 부녀와 차는 사브리나의 엄마가 경찰에 전화를 걸어 딸의 신변안전이 우려된다고 말한 지 1시간도 채 안 돼 수색 경찰에 의해 집에서 불과 250m 떨어진 곳에서 발견됐다.

사브리나는 대입수능시험 99.35점으로 2016년 카톨릭계 하이스쿨을 졸업하고 남호주대학에 입학, 클래식 피아노 연주와 진단방사선학(의료영상)을 전공하던 재원으로 알려졌다.

사브리나의 모친인 로미나 씨와 남동생은 22일 손에 토사물 봉지를 들고 귀가하는 모습이 목격됐다. 사건 경위는 아직 밝혀지지 않고 있다.

그녀의 한 절친은 사브리나의 사진과 함께 "아름다운 내 친구가 어젯밤 세상을 떠났다. 친구를 위해 계속 기도해 달라"는 트윗을 날리면서 "prayers/duaas"라는 코란의 용어를 병기했다. 

 사브리나는 카톨릭 하이스쿨을 다녔으나 부모가 무슬림 집안이어서 야간 외출 등 딸의 자유분방한 생활을 놓고 갈등을 빚은 게 아닌가 추정되고 있다. 



80대 중국계 할아버지가 할머니 살해 

41세 베트남계 가정불화로 경찰과 대치, 사살돼 


브리즈번에서는 시내 도심(CBD)에서 남서쪽으로 22km 떨어진 둘란델라의 한 주택에서 지난 22일(월) 새벽 5시20분경 41세의 가장이 10세 미만의 어린 4자녀와 아내 및 가정부 등 6명을 인질로 잡고 경찰과 대치극을 벌였다.

이 남성이 이상하게 소란을 피우고 있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2시간여에 걸쳐 협상을 벌이며 설득한 끝에 그가 가족 모두를 풀어주었다.

그러나 이 남성은 사무라이 검으로 무장하고 이내 집에서 나오며 경찰을 향해 돌진하다가 한 경관이 쏜 3발의 총탄을 맞고 7시45분경 그자리에서 숨졌다. 

베트남계로 추정되는 고인의 죽음에 망연자실한 친척들이 정오경 현장을 찾아와 경찰과 잠시 얘기를 나누었으며 경찰은 이들을 돌려보냈다.

깊이 충격을 받은 고인의 사촌은 경찰과 얘기한 후 기자들과의 인터뷰를 거부했으며 근처의 이웃들은 취재팀들에게 욕설을 퍼붓기도 했다.

한 이웃은 고인이 부인과 네 자녀에게 아무 위험도 제기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경찰은 다른 부상자가 없었으며 권총을 발사한 선임 순경은 스트레스를 받고 있으나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고 밝혔다.

퀸스랜드 경찰청은 윤리기준부서가 사건을 조사하고 있으며 경찰이 권총 대신 전기충격총을 사용할 수 있었을 가능성 여부를 포함해 다각적인 측면에서 경찰대응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21일 오전 1시경 신고를 받고 브리즈번 남쪽 로간의 한 주택에 출동한 경찰은 82세의 할머니가 침대에서 아무 반응도 보이지 않고 있는 것을 발견했으나 소생시킬 수 없었다.

경찰은 킹스턴 로드에 있는 주택에 범죄현장을 설치하고 83세의 남편을 빈리 구치소로 연행, 구속한 후 이날밤 살인 혐의로 기소했다. 

이들 노부부의 아들 후(Ho) 씨가 번다버그에서 밤새 차를 몰고 달려와 집 밖에서 기도하다가 기자들과 인터뷰를 가졌다.

후 씨는 나인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현 상황에 대해 "매우 슬프다"며 "앞으로 아버지나 친척들을 어떻게 대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또한 브리즈번에서 북쪽으로 36km 떨어진 버펜가리 이스트의 한 주택에서는 21일밤 33세 남성이 파트너인 24세 여성을 주먹으로 가격하고 발로 걷어찬 다음 전기충격총을 쏘고 권총으로 위협하는 등 행패를 부리다가 폭행, 고문 등 일련의 혐의로 기소됐다.

피해 여성은 생명을 위협하지 않는 부상을 입고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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