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람단체, ASIO의 ‘테러 정의’ 변경 요구
“‘종교적’ → ‘정치적 동기’로 대체해야”
호주 안보 당국이 설정한 ‘테러 정의’가 이슬람 범죄자들이 대우받는 방식에 큰 차이를 만들고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호주무슬림옹호네트워크(AMAN)는 자칭 ‘이슬람국가’(Islamic State, 이하 IS), ‘알카에다’(al-Qaeda) 등의 테러 단체들이 ‘종교적 동기’(religiously motivated)로 활동한다는 호주안보정보원(ASIO)의 발언을 비난했다.
ASIO는 2021년 초 극단주의 단체에 대한 정의를 “종교적 또는 이념적(ideologically)으로 동기가 부여된 조직”으로 분류했다. 당시 마이크 버지스(Mike Burgess) ASIO 원장은 “우리는 종교 또는 정치적 신념에 근거해 표적을 특정짓지 않기 때문에 ‘이슬람 극단주의’, ‘우익 극단주의’라는 용어는 목적에 적합하지 않다”고 밝혔다.
그러나 AMAN은 “이 같은 ASIO의 접근법이 본인들의 잔학한 행위들이 종교적인 이유 때문이라는 IS의 주장을 지지할 뿐만 아니라 무슬림들이 신앙에 의해 급진화된다는 믿음을 심어주는 이중적 부작용을 낳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정보•안보의회합동위원회(PJCIS)에 제출한 제안서를 통해 “‘종교적 동기’라는 용어를 ‘정치적 동기’(politically motivated)라는 보다 중립적인 용어로 변경하도록 촉구했다.
빅토리아대학에서 테러 및 안보 문제를 연구하는 앤드류 자미트(Andrew Zammit) 박사는 “ASIO의 정의에 오해의 소지는 있지만 불평등을 초래하고 있다는 주장은 타당하지 않다”며 “테러 조직을 금지할 때 일관된 기준을 적용해야 하는 것은 맞지만 이념 간 ‘완벽한 균형’을 이루는 데 초점을 두어선 안 된다. 무엇보다 테러리스트들의 행적과 실제 테러를 저지른 전적 등 구체적인 내용을 따져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ASIO 자료에 따르면 호주에서 법적으로 공식 금지된 테러 조직 중 현재 ASIO 업무량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는 극우단체는 3개에 불과하다. 대다수를 차지하는 이슬람 극단주의 테러 단체는 알카에다 계열 4개, IS 7개를 포함해 총 25개다.
[출처 : 한호일보-사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