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남성 10명 중 1명, '아동 성범죄 저질렀다' 인정"
1년간 AFP 접수 '온라인 아동 성착취' 신고 4만 건 달해
호주 남성 6명 중 1명이 미성년자에 성적 욕망을 느끼고 있으며, 10명 중 1명은 아동 성범죄를 저지른 적이 있다고 고백한 충격적인 연구 결과가 드러났다.
뉴사우스웨일스대학교(UNSW)와 예수회 설립 복지단체인 'Jesuit Social Services'가 시작한 이 연구는 18세에서 65세 이상의 남성 1,900여 명을 대상으로 전국적 무작위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연구의 주 저자인 마이클 살터(Michael Salter) UNSW 부교수는 이 연구 결과를 지난 월요일 시드니에서 약 80명의 경찰, 공무원, 생존자(성폭행이나 성학대를 경험한 사람), 심리학자들을 대상으로 발표했다.
살터 부교수는 이번 연구가 미적발 가해자에게 초점을 맞춘 호주 최초의 연구이며, 그의 목표는 아동 성학대 예방 능력과 조기 발견 실적을 개선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형사 사법 시스템의 주목을 받지않고, 아이들을 해치고 있는 남성들을 들추어내겠다"는 것이다. 여성 가해자는 흔하지 않고, 있다 하더라도 공범인 경우가 많다는 점에 착안해, 이번 연구는 남성에 중점을 두고진행됐다.
살터 부교수가 도출한 미적발 범죄자의 프로필은 ‘절대 의심 받지 않을 전형적인사람(classic person)'이다. 익명으로 진행된 설문 조사에서 남성 20명 중 1명은 아동에 대한 성적 욕망을 느끼고 범죄를 저지른 적이 있다고 응답했다. 이들은 상대적으로 기혼이고, 소득 수준이 높고, 아동이 있는 곳에 일하는 경우가 많았다.
표면적으로는 성공을 거둔 것처럼 보이더라도, 이 남성들은 불안, 우울, 폭음 등을 보고할 가능성이 더 높았다. 어린 시절에 부정적인 경험한 사례도 많았다. 또한 이들은 소셜 미디어, 암호화된 앱, 암호화폐 등 온라인에서 활동하는 경향이 강하며, 폭력이나 수간이 포함된 음란물을 소비하는 경향도 있었다.
호주연방경찰(AFP), 온라인안전위원회(eSafety Commissioner), 연방 법무부 산하 국가아동안전사무국(NOCS)이 주도하는 호주아동착취대응센터(ACCCE)가 설문조사 설계에 도움을 주었다.
이 연구에서는 성인이 적어도 다음 중 하나의 경우라도 인정하면 '가해자(offender)'로 분류했다. △미성년자가 등장하는 음란물을 고의로 시청한 경우 △ 온라인에서 추파를 던지거나 성적인 대화를 나눈 경우 △ 웹캠을 성적인 방식으로 사용하거나 미성년자와 직접 성적인 접촉을 한 경우 △ 미성년자와 관련된 온라인 성적 상호작용, 이미지 또는 동영상에 대한 비용을 지불한 경우 등이다. 조사 대상자 중에는 젊은 층도 있었지만, 가해자 대부분은 연령대가 높았다.
응답자의 15.1%는 아동 및 청소년에게 성적 욕망을 가지고 있다고 고백했다. 이 범주의 응답자들은 그러한 감정을 직접 인정하거나, 매력적이라고 생각하는 최저 연령이 18세 미만이라고 응답했다. 만일 들키지 않는다면 14세 미만 아동과 성적인 접촉을 하겠다고 답한 사람도 있었다.
이러한 성적 욕망이 있는 사람 3명 중 1명은 가해자가 됐다. 응답자 중 10.2%는 아동 및 청소년을 향한 성적 욕망을 행동으로 옮기지 않았으나, 4.9%는 행동을 통해 욕망을 해소했다.
미성년자에 대한 성적 욕망이 없다고 응답한 4.2%의 남성도 가해자로 확인됐다. 이들은 비가해자 남성 집단과 특성이 크게 다르지 않았다. 살터 부교수는 이러한 범죄 유발 요인으로 알코올 및 약물, 특권 의식 또는 여성 혐오, 고통을 가하거나 통제력을 행사하려는 욕망, 그리고 온라인 범죄의 용이함 등을 언급했다.
이번 연구 결과 보고회에서는 온라인안전위원회 위원장인 줄리 인먼 그랜트(Julie Inman Grant)와 작년 호주 올해의 인물인 그레이스 테임(Grace Tame) 등이 연사로 참석했다.
테임은 이번 연구가 아동 성학대 가해자의 프로필과 그들의 행동에 대한 생존자(성폭행이나 성학대를 경험한 사람)들의 보고서들을 뒷받침한다고 밝혔다. 그녀는 가해자들이 의도적으로 선량한 이미지를 만들고 평판 좋은 기관의 환심을 사는 방식으로 자신들의 행동을 숨기려고 한다고 주장했다.
인먼 그랜트 위원장은 연구 결과에 "실망스럽고 고통스럽다"고 말하며 현대 아동 성학대에서 디지털 기술의 역할을 강조했다. 이 연구는 웨스트팩(Westpac)의 '더 안전한 어린이, 더 안전한 지역사회' 프로그램의 지원을 받아 진행되었으며, 학술 출판 전에 보고서를 공개했다.
온라인 아동 성학대 범죄를 주로 담당하는 AFP는 이번 조사 결과를 검토하기로 약속했다. 지난 회계연도에 AFP 온라인 아동 착취에 관한 4만 건 이상의 신고를 접수하여 186명을 연방 아동 성학대 범죄로 체포하고 545건을 다른 호주 법 집행 기관에 이첩했다.
AFP 대변인은 아동을 속이거나 강제로 성적인 이미지를 보내거나 온라인에서 성적으로 교류하도록 하는 성착취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근 통계국(ABS) 자료에 따르면, 2019년 한 해 동안 경찰에 접수된 15세 미만 성폭행 피해자의 신고 건수는 8,068건이었다. 이 외에 성폭행 당시 15세 미만이었지만 시간이 지난 후에 신고한 피해자의 신고 건수도 3,764건에 달했다.
지난 3월 발표된 ABS의 개인 안전 설문조사에 따르면, 여성의 11.3%, 남성의 3.6%가 15세 이전에 성인에게 성적 학대를 당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4월 호주 의학 저널(Medical Journal of Australia)에 발표된 8,5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는 남성은 5명 중 1명, 여성은 3명 중 1명이 18세 이전에 성적 학대를 경험한 적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16세 이상 인구의 28.5%가 미성년 시기에 성적 학대를 겪었다는 뜻이다. 당시 가해자 중에는 미성년자도 포함돼 있었다.
[출처 : 한호일보-사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