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호주에서 ‘한 지붕 3세대 거주’ 증가 이유는?

오즈코리아 0 1473
치솟는 임대비 생계비 부담 완화 가장 큰 이유
인구조사 91년 16% → 2016년 20% 증가 추세
최근 물가고 여파로 트렌드 가속된 듯
인도 등 아시아권 이민자 가정 ‘조부모 동거’ 빈번
16783338568224.jpg

도슨네 가족(Dodson Family)은 할머니-어머니-손자 커플의 3대가 서호주에서 한 지붕 아래 함께 살고 있다. 치솟는 임대비와 생활비 압박으로 도슨네 가족은 비용 부담을 줄이기 위해 함께 살기로 결정한 것. 

서호주 주도인 퍼스(Perth)에서 남쪽으로 약 80km 떨어진 도스빌(Dawesville)에 있는 단독 주택에서 리사 도슨(49, Lisa Dodson)은 어머니(할머니), 2명의 성인 아들과 그들의 파트너 들과 함께 살고 있다. 호주에서는 이례적인 ‘대가족 공동체’로  함께 생활하면서 생활비 압박에 대한 어려움을 극복하고 있다.

리사 도슨은 “우리 집은 사람과 동물로 꽉 차 있다. 성인 6명, 고양이 3마리, 강아지 2마리 그리고 물고기 2마리가 함께 지내고 있다. 노인연금을 받고 있는 어머니와 7년 전 현재 거주하고 있는 집으로 아들들과 이사해서 약 10년간 함께 살고 있다”고 설명했다.

큰 아들 미첼(23, Mitchell Dodson)은 3개의 아르바이트를 하며 학업과 병행하고 있지만 임대비를 감당하기에 충분하지 않다. 정규직으로 일하고 있는 다니엘(21, Daniel Dodson)은 분가했다가 작년에 다시 어머니가 임대 중인 집으로 돌아왔다.

다니엘은 “풀타임으로 일을 하고 있고 임금도 꽤 괜찮게 받고 있지만 임대비로 매주 $500을 지출하는 것은 부담스럽다. 임대 계약 만료 후 계속 오르는 임대비를 감당할 수 없어 어머니 집으로 돌아 갈 수 밖에 없었다”라고 재정적 어려움을 설명했다. 

도슨네 가족은 임대비로 매주 $400을 지불하고 있다. 휴게실을 방으로 개조해 어머니 리사가 사용한다. 두 아들은 각자 방을 쓰고 있으며 리사의 어머니는 욕실이 딸린 안방에서 생활한다. 

리사는 “가족 구성원 모두 각자의 몫을 나눠서 생활비를 지불하는데 매우 만족하고 있다. 나가서 혼자 살면서 매달 청구서를 지불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며 생활하지 않아도 된다”고 만족감을 나타냈다.

이처럼 호주에서도 ‘한 지붕 다세대 거주 가족’이 늘어나는 추세다. 가장 큰 이유는 임대비와 생활비 부담 때문이다. 

일부는 이런 대가족 거주를 선호하기도 한다. 아시아권에서는 다세대가 함께 모여 사는 것이 전통 문화였다. 

최근 호주 전역에서 유례없이 낮은 주택 공실률(vacancy rates)을 기록하고 있는 가운데 치솟는 임대비로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이 크게 늘고 있다. 

호주주택 및 도시연구소(Australian Housing and Urban Research Institute)의 마이클 포더링햄(Michael Fotheringham) 소장은 “감당하기 어려운 임대료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이용 가능한 다른 주택 옵션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임대 물량이 턱없이 부족하면서(unavailable) 경쟁이 자동적으로 치열해 지고 임대비 앙등이 불가피해져 많은 세입자들이 감당할 수 없는(very unaffordable) 상태가 됐다. 이런 상태가 되면서 집에 대한 새로운 해결책을 찾아 나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퍼스에 있는 서클 그린 커뮤니티 법률사무소(Circle Green Community Legal)의 엘리스 페니코트(Alice Pennycott) 임대담당 수석 변호사는 “서호주는 40년 만에 가장 낮은 임대료 공실률을 경험하고 있다. 저소득층만 아니라 중산층에게도 임대비는 큰 부담”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정부의 임대주택(social housing and community housing) 신청자가 폭증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만큼 생활의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이 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공동주거 생활방식도 하나의 해결책으로 제시되고 있다. 하지만 그마저도 공간의 제한성 때문에 녹록하지 않은 사람들이 많다”고 설명했다. 

주거형식에 대한 통계와 관련, 포더링햄 박사는 “두 세대 이상의 성인 세대를 포함하는 다세대 가구 형태가 호주 안에서 증가하는 것으로 보인다. 변화를 불러 일으킨데는 생계비의 어려움이 가장 큰 요소“라고 지적했다. 

호주가족학연구소(Australian Institute of Family Studies: AIFS)의 라이시아 슈(Lixia Qu) 선임연구원은 “최근 수 십년동안 다세대 가족생활과 부모와 함께 사는 젊은 성인층 모두 꾸준히 증가 추세에 있다”고 말했다.

2021년 인구조사에 따르면 20-24세 청년층 중 47%가 부모와 함께 살고 있다. 

슈 연구원은 “치솟는 주택가격도 영향이 있지만 젊은 세대들의 고용불안정이 이러한 동거 추세를 강화시키고 있다. 인구조사 에 따르면 2016년 가족(1인 및 부부 및 파트너 등의 2인 가구 제외)의 20%가 3세대 또는 기타 친척 혹은 25세 이상의 성인 자녀 등과 함께 살고 있다고 답변했다. 1991년 16%와 비교했을 때 증가했음을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시드니 NSW대학의 도시 미래연구센터(City Futures Research Centre)의 에드가 리우(Edgar Liu) 선임 연구원은 약 10년 전부터 호주의 다세대 거주 상황을 조사하고 있다. 

그는 “가족의 전체 비율에는 큰 변화가 없지만 인구조사 분석 결과, 가족 구성에 젊은 성인이 증가하는 등 구성원의 변화는 눈에 띄게 확인되고 있다. 특히 65세 이상 연령층이 크게 증가하고 있다. 구성원의 변화에 대해 설문에서 응답자의 절반 이상이 경제적 이유라고 답변했다”고 밝혔다,  

반면 문화적 배경에서 3대 가족이 모두 함께 모여 사는 경우도 있다. 인도계 이민자인 라지케라트 싱 세티(Rajkeerat Singh Sethi)는 멜번 남동부에서 조부모(70, 73세), 아내와 두 딸(8, 10세)과 함께 살고 있다.

그는 “인도에서 대가족이 함께 사는 것은 평범한 일이다. 호주에 오기 전 부모를 비롯해 아버지의 남동생, 아내 그들의 3명의 자녀까지 모두 함께 살기도 했다. 13년 전 호주로 이민왔고 부모는 8년 후 함께 살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부모가 연세가 있기 때문에 보살펴야 하는 상황이 생겼고 아이들이 조부모와 함께 살며 성장하는 것은 교육적으로도 좋다고 생각해 함께 살기로 결정했다. 인도 문화에서 조부모와 함께 사는 것은 당연하며 또 문화적 유산”이라고 설명했다.

리우 박사는 “호주 가정에서 특정 문화적 배경과 상관없이 다세대 가정은 점차 확대될 가능성이 클 것”이라고 예상했다. 

포더링햄 박사는 “서구문화가 핵가족 모델(nuclear family model)인 반면 사실 그 외 전 세계적으로는 대가족 형태가 여전히 보편적이다. 서구 사회에서 핵가족의 보편화는 최근 역사에 불과하다”고 덧붙였다. 

최근 영국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21-35세 연령층에서 분가했다가 다시 부모 집으로 돌아오는 ‘부메랑 성인(boomerang adults)’이 정신 건강에서 보다 안정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퍼스의 주부 리사 도슨은 “성인이 된 아들과 아이들의 파트너들과 함께 생활을 하는데 있어서 처음에는 서로의 생활패턴때문에 갈등을 겪기도 했지만 경제적인 도움뿐만 아니라 서로에 대한 존중과 신뢰가 쌓이며 더 가정이 화목해 졌다”고 말했다. 

아들 미첼도 “모든 가정처럼 우리도 문제를 갖고 있지만 함께 해결하려고 노력하고 돕는다”라고 덧붙였다. 

 

0 Comments
포토 제목
+

새글알림

공간
오즈코리아 06:43
2주완성!! 11자 복근 루틴
오즈코리아 05.08 09:58
더 작은 일꾼
오즈코리아 05.08 09:42
어디를 보고 있나요?
오즈코리아 05.08 09:28
+

댓글알림

공간
오즈코리아 06:43
2주완성!! 11자 복근 루틴
오즈코리아 05.08 09:58
더 작은 일꾼
오즈코리아 05.08 09:42
어디를 보고 있나요?
오즈코리아 05.08 09:28

공유해주세요

Facebook Twitter GooglePlus KakaoStory NaverBa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