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벤 로버츠-스미스 전쟁범죄 충격과 실망 불구 호주 사법부 ‘진실 규명’은 큰 성과”

오즈코리아 0 826
〈케빈 러드 주미호주대사 판결 논평〉

빅토리아훈장 받은 ‘아프간 전쟁영웅’
무자비한 ‘전범 살인자’로 전락
일부 매체 ‘판결 불만’ 함축된 ‘편향적 보도’

전 호주 총리인 케빈 러드 주미 호주대사는 호주는 물론 국제적으로도 큰 화제를 모은 호주 특전사(SAS) 참전 영웅 벤 로버츠-스미스(Ben Roberts-Smith)의 명예훼손 재판 결과에 대해 다음과 같이 논평했다. 

“호주 국민들이 군 최고 영예인 빅토리아십자훈장을 비롯 호주에서 가장 많은 훈장을 받은 생존 예비역 참전용사(로버츠-스미스)의 전범 행위가 재판을 통해 밝혀지면서 큰 충격을 받고 실망했다(shocked and dismayed). 최고의 무공훈장을 받은 참전 영웅의 전쟁 범죄를 입증하는 일은 매우 어려운 과제다. 그러나 호주 법원 판결로 아프가니스탄에서 전쟁 범죄 중 일부가 드러났다. 다른 많은 참전국들은 추악한 진실을 은폐(swept under the rug) 또는 외면하고 있는 상황이다. 호주 사법부가 매우 중요한 역사적이고 획기적인 판결을 내렸다. 

이는 호주에 민주주의제도가 작동함을 입증한 것으로 높이 평가받아야 한다. 향후 그의 전범 행위 조사와 훈장 박탈 여부는 국방장관이 결정해야 할 것이다.” 

16861998534633.jpg 살인, 전쟁 범죄, 진실 승리

워싱턴의 전략적 국제연구소(the Centre for Strategic and International Studies)가 6일(화, 미국 시간) 주최한 행사에 참석한 러드 대사는 호주 재판에 대한 반응, 중국에 대한 ‘가드레일’ 구축의 필요성, AUKUS(오커스) 잠수함 협정의 진행 상황, 그리고 미국과 호주의 동맹 관계 증진 등에 대해 이야기했다 

외교관 출신인 러드 대사는 2007-2010년에 이어 2013년 6-9월 석달동안 호주 총리를 역임했다. 호주 연방 정치인 중 중국어(만다린)가 유창한 중국 전문가다. 

16861998553878.jpg 케빈 러드 호주대사와 조 바이든 미 대통령(백악관 오발 오피스)

러드 대사는 "호주 군인들은 매우 잘 훈련된 전문적인 조직으로 국민들로부터 신망을 얻고 있다. 이번에 우리가 재판을 통해 본 것은 유감스러운 예외다. 호주 군인의 일반적인 문제가 절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앤소니 베산코 연방법원 판사는 지난 주 “로버츠-스미스가 2009-2012년 사이 비무장한 아프가니스탄 포로나 민간인들을 불법으로 살해하고 폭행했다고 보도한 디 에이지(the Age), 시드니모닝헤럴드, 캔버라타임스의 보도가 사실로 인정된다”고 획기적인 판결을 내렸다. 로버츠-스미스가 3개 신문사와 세 기자를 상대로 한 호주 최대 규모의 명예훼손 재판에서 완전 패소하면서 그는 전쟁 영웅에서 전범자로 전락했다.  

16861998572398.jpg                         ‘세기의 명예훼손’ 판결을 내린 앤소니 베산코 연방 법원 판사

중요한 판결 내용 중 하나는 로버츠-스미스가 2012년 9월 11일 비무장 상태에서 수갑을 찬 아프간 민간인 알리 잔(Ali Jan)을 다르완(Darwan)의 한 절벽에서 발로 차 추락시킨 뒤 그의 지휘 아래에 있던 병사들에게 사살을 명령했다.

또 다른 전범 행위는 앞서 작전에서 위스키 108(Whiskey 108)이라는 터널에서 발견한 두 명의 아프간 포로 중 한 명을 2009년 부활절 일요일에 로버츠-스미스가 직접 사살했고 신참 병사에게 두 번째 남성을 처단 형식으로 총살하도록 명령한 것이다.

베산코 재판관은 또 로버츠-스미스가 전쟁 범죄 사실을 은폐하기 위해 치밀하게 거짓 이야기를 만들어 위증을 했고 동료 증인들에게 유리한 증언을 하라고 협박해 불리한 증언을 하지 못하도록 방해했다는 점도 지적했다.

2018년 제기된 로버츠-스미스의 명예훼손 소송은 코로나 팬데믹 기간을 거치며 2022년 7월 무려 110일동안 진행된 후 지난주 판결이 내려졌다. 41명의 증인이 출석했고 2,500만 달러 이상의 법률 비용이 소요돼 ‘세기의 명예훼손 소송’이라 불린다. 판결문 분량이 무려 736쪽이다.

2천만 달러 이상의 막대한 법정 비용은 패소한 로버츠-스미스가 부담해야 한다. 채널7 방송 등을 소유한 미디어 재벌 케리 스토크스 세븐웨스트미디어그룹 회장이 로버츠-스미스를 채널7 퀸즐랜드 사장으로 고용하는 등 사실상 후원자 역할을 해왔다. 그의 재정 지원 없이 이처럼 막대한 비용의 명예훼손 소송이 진행됐을 수 없다는 점에서 향후 로버츠-스미스와의 관계가 주목을 끈다. 기각 판결 후 스토크스는 “그는 내가 평소 알고 있던 사람이 아니었다”라는 코멘트를 남겼다.

이번 소송은 피고가 3대 신문사의 소유주인 채널 9이고 원고의 재정 후원자가 채널 7 소유주라는 점에서 ‘미디어 재벌 그룹들의 송사’라는 뒷말을 남겼다. 그런 점에서 호주 언론 그룹들은 하나의 판결 결과에 상당히 편향적으로 보도했다. 판결이 발표된 날 호주 신문들의 지면과 논평을 보면 쉽게 구분할 수 있다.

16861998598457.jpg 호주 신문들의 로버츠-스미스 패소 판결 보도. 일부는 영웅이 추락됐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은연 중 판결에 불만을 함축하는 편향성을 드러냈다

특히 보수 성향 매체들은 전쟁 영웅을 과도하게 추락시킨 것이 아닌가라는 의문을 제기했고 호주-미국 국방 관계에 악영향을 줄 가능성을 우려했다. 정치적으로 강경 보수성향인 한 칼럼니스트(디 오스트레일리안지)는 “로버츠-스미스에게 돌을 던지는 행위에 가담하지 않겠다”라고 밝혀 간접적으로 판결에 강한 불만을 나타냈다.

아프간 전범 이슈와 관련 호주는 로버츠-스미스가 제기한 민사 명예훼손 재판을 통해 분명하게 사실에 입각한 판결을 내렸다. 전범 의혹이 가장 많은 미국은 정부(국방부 등)의 강한 반대로 의혹 조사를 거부하고 있다. 영국은 조사 논의 중이다.

호주에서는 정부가 조사를 시작한 것이 아니라 최고 영예인 빅토리아십자훈장을 받은 전쟁 영웅이 호주 신문 보도로 명예가 훼손됐다고 소송을 제기한 것이 이같은 결과를 도출했다.  

패소한 로버츠-스미스측은 1심 판결 후 42일 안에 항소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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