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만 년만의 가장 더운 7월, 호주에 영향은?
엘리뇨 현상과 지속적인 지구 온난화가 문제
50년 화석 연료 사용, 핵폭탄 250개 터트린 것과 같아
지난 2021년 2월 시드니에서 열린 환경 집회에서 한 여성이 "아무 것도 하지만 모든 것이 위험해진다"라는 티켓을 들고 있다. (사진: shutterstock)
12만 년 만에 지구에서 가장 더운 7월이 될 것이라는 예상이 나왔다. 이는 북반구에서 기록적인 폭염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나온 것이다.
저명한 기후 과학자인 마이클 만(Michael Mann) 교수는 자신이 설계한 모델링을 바탕으로 북반구의 7월이 12만년만에 가장 더운 여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그 원인으로 화석 연료 사용에 의한 지구 온난화를 지목했다.
장기간 지속되는 폭염과 엘니뇨 기상 패턴의 부활로 인해 중국과 시베리아에서 유럽, 중동, 북미에 이르기까지 전 세계적으로 기록적인 고온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예를 들어 지난 화요일 (7월 18일) 로마의 기온은 41.8까지 올라갔는데 이는 이전 최고 기온보다 1도나 높은 것이다. 마찬가지로 미국의 애리조나주 피닉스에서는 19일 연속으로 기온이 40도를 넘어섰다.
중국의 신장 지구에서는 수은주가 52.2도까지 올라갔으며 이란의 페르시아만 국제공항에서는 체감 기온(온도와 습도를 결합하여 사람에게 미치는 열 영향을 반영하는 측정값)이 66.7도를 기록했다.
만 교수는 “지표면의 온도 상승은 모델에서 예측한 것과 거의 정확하게 일치한다", “그러나 폭염, 가뭄, 산불 등 극심한 기상 현상과 홍수 등 호주가 최근 몇 년 동안 경험한 이상 기후는 예측 모델을 뛰어넘는 것"라고 덧붙였다.
전통적인 기후 모델들은 북반구 대부분 지역에 기록적인 열을 발생시킨 원인으로 지목되는 열돔 (heat dome) 현상을 과소 평가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러한 열돔은 제트 기류의 속도가 느려지면서 발생할 수 있는데 이는 지구 온난화의 결과로 이해되고 있다.
제트 기류가 느려지면 안티사이클론 (anticyclone)이라는 특이한 형태의 고기압 기단이 형성되는데 이 지역에 더운 열기가 빠져나가지 못하고 계속 쌓이면서 지속적으로 덥고 구름이 없는 상태가 된다.
호주 여름에 경험되는 열풍도 내륙에 형성된 안티사이클론의 영항이다. 내륙의 고기압 지형에 축적된 열이 동부 지역을 휩쓸게 되는 것이다.
UNSW 기후 변화 연구소 (Climate Change Research Centre)의 스티브 셔우드 박사는 “지금 북반구에서 비슷한 일이 생기고 있는 것이다. 다만 북반구는 남반구보다 육지 면적이 두 배나 많고 80%가 바다이기 때문에 온난화 현상이 더 빠르다”라고 말했다.
지난 50년 동안 화석 연료의 연소로 인해 250억 개의 핵폭탄에 해당하는 에너지가 지구 대기와 해양에 유입되었다. 과학자들은 이 열의 대부분이 해양에 흡수되어 수온이 올라가고 대기의 온도를 조절하는 능력이 떨어지고 있다고 말한다.
현재 북반구에서 벌어지고 있는 기록적인 폭염이 호주에 어떤 영향을 줄지를 파악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현재로서 확실한 것은 이번 봄과 여름 엘리뇨 현상이 발생하면서 호주 기온이 상승할 것이라는 사실이다. 엘리뇨 현상은 일반적으로 기온을 0.2도 정도 상승시킨다.
유엔 세계기상기구(WMO)에 의하면 모든 기상 이변 중 인간의 생명에 가장 치명적인 결과를 가져오는 것은 폭염이다. 작년 한 해 동안만 약 6만 명이 폭염으로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 안토니오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인류의 절반이 기상이변의 위험에 처해 있다며 기후 변화에 대한 단호한 행동을 촉구한 바 있다.
만 교수는 다가오는 엘니뇨 현상과 지속적인 온난화로 인해 호주가 회복력 한계점을 넘어설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화석 연료 연소가 계속된다면 여름은 점점 더 재앙적인 상황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출처 : 한호일보-사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