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부동산

전례없는 '극한 산불' 장기화..고통받는 호주인들

호주온라인뉴스 0 10113

전례없는 '극한 산불' 장기화..고통받는 호주인들 

산불연기 노출 시 심장발작.뇌졸중.당뇨 등 위험 증대 

태.유아 때 노출되면 추후 기침,감기,항생제처방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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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의 산불 위기가 전례없는 수준으로 장기화되고 있는 가운데 산불로 인한 유독성 연기를 흡입하는 호주인들은 수년이 지나야 그들의 건강에 장기적으로 어떠한 영향이 미칠 수 있는지 알게 될 것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대기오염.에너지.보건정책연구센터 수석 조사관인 UNSW대학 빈 잘랄루딘 교수는 6일 예전의 산불 사례들의 경우 민간인들을 "2-3일간, 기껏해야 1주일" 정도 연기오염에 노출시켰다면서 "1990년대 초반 이후 대기오염 연구를 해오는 동안 이토록 장기화되거나 극심한 산불을 겪은 적이 없다"고 말했다.

 

이는 수주 또는 수개월에 걸친 산불연기 노출의 지속적 영향에 관한 연구가 거의 이뤄지지 않았음을 의미하지만 연구 결과들은 오염도가 높은 도시들의 주민들이 시간을 두고 심장발작, 뇌졸중, 당뇨의 위험이 증대됐음을 보여준다고 그는 지적했다.

 

그는 "우리가 이제 발견하고 있는 것은 대기오염이 신체의 모든 부위에 영향을 미치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라며 "대기오염과 신경증, 예컨대 파킨슨병과 알츠하이머 간의 증거가 늘어나고 있다"고 밝혔다.

 

시드니와 멜번이 연기로 뒤덮이고 캔버라가 세계 최악의 대기질을 기록하는 등 산불위기를 겪고 있는 호주인들에게는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 아직 불투명하지만 잘랄루딘 교수는 연구원들이 어느 정도의 위험 증가를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개인들에게는 그 영향이 낮은 수준일 수 있지만 기존에 심장질환이나 고혈압 또는 고콜레스테롤의 지병을 갖고 있다면 대기오염이 바로 심장발작을 유발할지도 모른다"고 우려했다.

 

산불은 사람의 폐에 들어가 폐조직에 손상을 주기에 충분할 만큼 작은 공기중의 부유 입자인 미세먼지(PM)를 생성한다. 

 

비교 가능한 재난들에 대한 몇몇 연구 중의 하나는 2014년 초 45일 동안 지금과 비슷한 유독성 연기로 이웃 소도시 모웰을 휘감았던 빅토리아주 라트로브 밸리의 헤이즐우드 탄광 화재에 따른 인체 건강상의 영향을 조사하는 10년 연구 프로젝트이다.

 

태스매니아대 멘지스 의학연구소 공중보건학 부교수 페이 존스턴 씨는 초기 연구 결과 유아나 걸음마를 배우는 토들러 또는 자궁의 태아로서 헤이즐우드 탄광화재 연기에 노출된 어린이들의 폐에 측정 가능한 변화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존스턴 교수는 "헤이즐우드 연기에 노출된 태아가 화재발생 후 2-4년이 지난 뒤 기침이나 감기를 겪을 가능성이 더 높다"면서 "태어난 후에 노출된 어린이들은 화재후 1년 사이에 항생제를 처방받을 가능성이 더 높으며 화재 당시 임신한 여성이 많은 연기에 노출됐다면 이런 여성들은 임신성 당뇨병을 앓을 위험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그는 약 700명의 의료기록에 기반한 당뇨 연구와 어린이 약 300명의 광범한 후속연구 참여 등 작은 표본 크기와, 화재 후 의료적 경각심의 증대 가능성으로 인해 결론을 도출하기 어렵지만 성인들의 연기 노출에 대한 연구에서도 호흡기 증상의 발생률이 증가했다고 지적했다.


천식환자 증상완화 흡입제 과다의존 '위험' 

천식환자 다수가 스스로 이 질환을 잘 관리하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으나 특히 여성 등 대부분이 전문가들의 권고와 반대로 증상완화 흡입제에만 의존하고 예방약물 복용을 소홀히함으로써 이번과 같은 전례없는 산불 시즌에는 잠재적으로 생명을 위협하는 극심한 천식 발작을 일으킬 위험에 처해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울콕 의학연구소 비키 크리티코스 박사는 4374명의 천식 환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호주인 주도 연구에서 약 60%가 천식을 "잘 조절하고 있다"고 보고했으나 이중 71.1%가 잘못 관리해 예방 흡입제를 충분히 자주 사용하지 않고 완화제 약물에 너무 의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7일 밝혔다.

 

그는 "많은 사람들이 완화제를 이용해 천식을 조절하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으나 이는 임시방편일 뿐이며 기도를 확장해 단기적으로 숨쉬게 하지만 그들을 보호해주지는 않는다며 가급적 빨리 의사의 천식 검진을 받으라고 권고했다.


시드니 대기질 다시 악화..옥외활동 자제령

지난 주말 이후 쿨 체인지와 소나기 등으로 호전되었던 시드니와 주변의 대기질이 8일 오전 풍향의 변화로 다시 연기와 안개가 깔리면서 '위해 수준'으로 악화돼 옥외활동 자제령이 내려지고 있다.

 

밤새 풍향이 바뀌면서 NSW주 남서부의 많은 산불들의 연기가 시드니 분지에 덮쳐와서는 가벼운 바람과 약화된 기온변화로 인해 분지 상공에 갇혀 있게 되어 시드니의 시계와 대기질이 다시 떨어진 것으로 기상전문가들이 전했다.

 

웨더존(Weatherzone)의 샘 브라운 씨는 시드니의 대기질 등급이 위해 수준이라면서 사람들에게 격한 운동을 삼가고 옥외활동 시간을 제한하라고 권고했다.

 

브라운 씨는 이날 오전 8시 현재 시드니를 덮고 있는 짙은 연무가 "최소 2시간 더" 지속될 것이나 일부는 거의 하루 내내 남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시드니 시티 카운슬은 이날 옥외 풀장과 테니스 코트를 폐쇄하고 대변인을 통해 "모든 주민들과 근로자 및 방문객들에게 가급적 옥내에 머무르고 필요할 경우 의료조치를 받도록 하는 등 NSW보건부의 권고를 따라줄 것을 당부한다"고 말했다.

 

브라운 씨는 연기와 안개가 "별개의 것"이지만 연기 입자들이 대기중의 물방웅들과 결합돼 있는 상태라고 설명했다. 기상청 대변인은 비가 와서 습도가 높아져 안개와 연기의 결합을 조성했으나 "연무의 대부분은 안개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호주의사협회 관계자 토니 바톤 씨는 연기에의 노출이 장기화되면 기존에 건강상의 문제가 있거나 진단받지 않은 질환이 있는 사람들에게는 치명적인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이날 채널9 투데이쇼에서 "현재 우리가 노출되고 있는 연무의 기간과 밀도는 전례없는 것"이라면서 "이는 예전보다 더 오랫동안 지속돼 왔고 특히 우리의 대도시들에서 짙게 덮여 열악한 대기질을 빚고 있다"고 말했다.


항공편 취소, 도시탈출, 마스크 품절 소동도

호주의 계속되는 산불로 인한 연기가 멜번과 캔버라 등 주요 도시들을 뒤덮으며 멀리는 뉴질랜드를 넘어 남미까지 흘러가고 있는 가운데 대기질 악화로 영향을 받는 빅토리아 주민들로부터 구급대의 도움을 요청하는 전화가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빅토리아주 구급대는 멜번의 대기질이 "매우 불량" 상태로 떨어진 지난 6일 오후 천식과 오염 관련 전화가 43% 증가했다고 전했으며 로열 아동병원 측은 천식이나 유사증세로 내원하는 환자수의 이례적 증가는 없다고 말했다.

 

멜번의 대기오염은 6일 밤새 다소 완화돼 7일 오전에는 대기질이 "보통"으로 평가됐으나 9일에는 다시 "불량"으로 악화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환경청은 라트로브 밸리가 다시 "매우 불량" 상태로 나빠지고 화마에 휩싸인 이스트 깁슬랜드와 빅토리아주 북동부의 타운들은 "위해" 등급으로 남아 있다고 전했다. 멜번의 시계는 6일밤 불과 300-400m로 떨어진 후 7일 오전에는 약 5km 수준을 보이고 있다.

 

이스트 깁슬랜드와 NSW주 사우스 코스트의 산불로 인한 연무는 뉴질랜드 일부 지역을 휘덮고 아르헨티나와 칠레까지 뻗치고 있다는 보도가 있다고 기상청 예보관 마이클 에프론 씨가 전했다.

 

에프론 씨는 "오는 9일에는 연기가 바다 쪽으로 가지 않고 이스트 깁슬랜드와 빅토리아주 북동부에서 육지 상공을 옮겨다니며 멜번 CBD 상공에 걸치게 될 것"이라면서 "근본적으로 빅토리아주 전체가 현재 연무에 덮여 있다"고 말했다.

 

멜번대 피터 레이너 교수는 "지난 6일의 멜번 대기질은 어린이와 어른 할 것 없이 모든 사람이 약 4개비의 담배를 피운 것과 같다"고 계산하고 "산불에 더 가까이 있을수록 더 나쁘다"고 지적했다.

 

에프론 씨는 오는 10일(금)에는 남풍과 함께 한냉전선의 영향을 받는 쿨 체인지(기온강하)가 오면 멜번에서 연기를 날려 보내겠지만 위험지역의 화재위험을 급등케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빅토리아주 수석보건관 브렛 서튼 씨는 "매우 불량한" 대기질이 심장 및 폐질환이나 당뇨 환자, 14세 미만 아동, 65세 이상 및 임신부 등 취약한 사람들에게 치명적일 수 있다면서 이들은 운동을 피하고 실내에 머물러야 한다고 권고했다.

 

대기질을 우려한 멜번 주민들은 하드웨어 상점으로 몰려가 P2 및 N95 연기 마스크를 구입하고 있는데 서튼 씨는 이런 마스크만이 연기를 적절히 걸러줄 수 있으며 일반 마스크나 반다나(큰 손수건)는 효과가 없다고 조언했다.

 

그러나 6일에는 공급이 제한돼 오피스웍스는 빅토리아주의 경우 동이 났다고 전했으며 6일 오전 대기질이 특히 불량했던 멜번 동부 릴리데일의 버닝스 대변인은 해당 마스크들이 "날개 돋친 듯이 팔리고 있다"고 전했다. 

 

멜번 시티 이너노스와 이너이스트 지역의 버닝스 점포들도 마스크가 동이 난 가운데 버닝스 대변인은 "대부분의" 빅토리아주 점포들에서 마스크를 구입할 수 있으나 "고객 수요가 증가하고 있으며 재고 수준도 급변할 수 있다"고 말했다.

 

마이터10 대변인은 회사가 멜번 창고에 아직 마스크 재고가 있으며 산불 피해지역에 우선적으로 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캔버라는 지난 5일 NSW와 빅토리아주의 산불로 인한 짙은 연기에 휩싸이면서 콴타스 등 일부 항공사의 캔버라 공항 이착륙이 전면 취소되고 호주 국립미술관 등 일부 공공기관들과 사업체들이 문을 닫기도 했다.

 

이날 캔버라의 대기질지수는 지역에 따라 위해 수준(200)의 8배에서 16배까지 기록한 가운데 아기가 있는 부모들이나 천식 환자 등 취약계층은 6일 오전 캔버라 탈출을 위해 공항에 몰리기도 했다. 

 

캔버라는 6-7일 대기질이 상당히 완화됐으나 8일 연무가 되돌아올 것으로 예측되면서 약국들을 통해 수십만 개의 마스크가 취약계층에 우선적으로 무료 배포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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