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BA 금리 동결 배경엔 “예측보다 큰 '경기 둔화’ 전망”
“추가 긴축 필요” 공감 → '8월 재평가' 가닥
호주중앙은행(RBA)은 금리를 동결한 7월 이사회 회의에서 경기가 예상했던 것보다 더 나빠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생계비 압박에 힘이 더 붙었다가는 소비가 급격하게 둔화할 수 있어서다.
RBA가 18일 발표한 7월 4일 회의록에 따르면, 이사회는 “통화 정책의 추가 긴축이 필요할 수 있다”는 데 동의했다. 문제는 그 시점에 호주 경제와 가계가 추가 금리 인상을 견딜 여력이 있는가다.
지난해 5월부터 0.1%에서 4.1%로 치솟은 금리로 인해 주택담보대출 상환액이 소득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년 만에 9.4%로 사상 최고치를 찍었다.
상당수의 대출 보유자가 아직은 고정금리에서 변동금리로 전환하지 않았다는 점을 고려하면 소득 대비 상환액 비율은 더 증가할 공산이 크다.
한편에서 ‘임금이 너무 많이 올랐다’는 불만을 제기하지만, 임금상승률은 물가상승률을 훨씬 밑돈다. 실질 가계소득은 올해 3월까지 12개월 동안 4% 감소했다.
이사회 위원들은 “가계 소비 회복력에 대한 상당한 불확실성이 있었고, 가계의 재정 압박이 현재 예측이 함축하는 것보다 더 급격한 소비 둔화를 초래할 수 있다는 것을 관찰했다”고 입을 모았다.
금전적 여력이 있더라도 높은 금리는 사람들이 지출을 줄여 여유분을 저축하도록 유인할 수 있다. 소비에 활력이 필요하다는 관점에서는 불리한 조건이다.
또한 이사회는 지출 억제가 너무 강해지면 노동 수요가 둔화하고, 실업률이 인플레이션율을 목표치로 되돌리는 데 필요한 수준을 넘어설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새 총재로 교체될 때까지 두 차례의 이사회를 남겨둔 필립 로우 RBA 총재는 금리 인상을 끝내기 전에 2025년 중반까지 인플레이션율을 2~3%로 끌어내릴 수 있다는 확신이 필요하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RBA 7월 회의에서 이사회는 인플레이션이 이어질 수 있다는 측면에서 기준금리 인상에 무게를 뒀었다.
“매우 지속적인” 인플레이션을 시사하는 전형적인 소비자 가격 범주인 임대비와 서비스비가 올랐다. 법정 최저임금과 “기대보다 큰” 산업별 표준임금의 인상은 9월 분기 임금상승률을 “4% 안팎”에 놓을 것으로 예상됐다.
주택 가격도 하락세를 딛고 올라서기 시작했다. 시드니의 경우, 지난 2월 이후 집값이 약 5% 상승했다. 이사회는 “만약 지속된다면 주택 시장 호전은 가계 소비와 주택 투자를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사회는 ‘경제 전망의 불확실성’과 ‘금리 급등’을 이유로 짚으면서 금리를 일단 동결하고 8월 회의에서 상황을 재평가하기로 최종 결론 냈다.
코먼웰스은행 선임 경제분석가 벨린다 앨런은 인플레이션 복귀에 걸리는 시간, 고착된 근원 물가 등을 고려할 때 RBA 최적의 경로는 “8월에 최종으로 금리를 인상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ANZ은행은 RBA가 8월 인상 대신 금리 동결 연장을 선택할 것으로 전망했다.
[출처 : 한호일보-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