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는 ‘쑥쑥’ 오른 반면 임금인상은 ‘찔끔’
실질임금, 팬데믹 거치며 더 악화.. 가계재정 큰 타격
호주의 임금상승률이 2.4%에 그쳐 실질 임금 하락에 대한 우려가 본격적으로 현실화됐다. 3월까지 소비자물가상승률(CPI) 5.1%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결과다.
18일 통계국(ABS)의 임금가격지수(wage price index: WPI)에 따르면, 근로자들의 임금은 3월 분기에 0.7%, 12개월 동안 2.4% 올랐다. 올해 첫 분기까지 연간 물가상승률은 이보다 두배 이상인 5.1%였다. 6월분기까지 더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인디드(Indeed)의 칼람 피커링(Callam Pickering) 경제분석가는 “인플레이션을 고려하면 1년 동안 호주인의 임금은 폭락했다”고 ABC에 말했다. 그는 “부가세(GST) 도입 이후 실질임금상승률이 이렇게 약한 것은 본 적이 없다”며 “임금상승률과 물가상승률의 괴리는 전국의 가계 재정에 엄청난 충격을 줄 것”이라고 우려했다.
WPI 추이로만 봤을 때, 임금상승률은 오름세다. 이번 수치는 2019년 6월 분기 이후 가장 높다. WPI 평균 기록인 3.1%보다는 아직은 낮다. 이 수치를 웃돌았던 마지막 시기는 2013년 3월 분기였다.
오랜 임금 침체기를 지나던 호주는 팬데믹 여파가 강했던 2020년 9월 분기와 12월 분기에 1.4%로 임금상승률이 바닥을 찍었다.
하지만 경제 회복기에 접어들면서 흐름이 뒤집혔다. 국경 봉쇄와 노동력 부족은 임금 상승세를 견인했다. 지난해에 2022년에 대한 기대치가 높았던 이유다.
ABS의 가격 통계 책임자인 미셀 마쿼트(Michelle Marquardt)는 “시장에 민감한 직종에 종사하는 소수(고소득 직종)가 더 많은 임금을 받아 평균치를 끌어올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코먼웰스은행의 가레스 에어드(Gareth Aird) 경제분석가는 자사의 고객 계좌 분석 자료가 ABS의 통계를 뒷받침한다고 ABC에 말했다.
그는 “경제 전반의 임금상승률은 더 높아지고 일부 근로자들(연봉 10만 달러 이상)은 급여가 크게 올랐지만 광범위한 임금 압력은 없었다”고 정리했다.
호주중앙은행(RBA)의 필립 로우 총재는 RBA의 인플레이션 목표 범위인 2~3%를 지속 가능하게 하려면 임금상승률이 3%를 훨씬 넘어야 한다고 언급해왔다.
여러 경제학자들는 1-3월 분기에 2.5%의 임금상승률을 기록할 것으로 예측했었다.
피커링 경제분석가는 임금상승률이 기록적으로 낮은 실업률에 왜 반응하지 않는지 어리둥절해한다고 말했다.
현재 호주의 실업률은 거의 50년 만에 최저수준인 4%다.
피커링 경제분석가는 “느린 개선 속도는 RBA와 같은 정책입안자에게는 걱정거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에어드 경제분석가는 “RBA는 기준금리를 공격적으로 인상함으로써 임금 상승에 열심히 맞부딪힐 필요가 없어졌다”고 말했다.
[출처 : 한호일보-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