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부동산

'어린이 성애화 반대' 보수청년의 비극

호주온라인뉴스 0 10121

'어린이 성애화 반대' 보수청년의 비극

 

드래그퀸 책 읽어주기 반대시위..악플 쏟아지자 자살

퀸스랜드대 자유당클럽회장 '동성결혼 반대하는 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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퀸스랜드대학 자유국민당 클럽 회장인 윌슨 개빈(21) 씨를 비롯한 일단의 회원들이 브리즈번에서 드래그퀸 스토리타임(DQST. 여장 남성동성애자가 어린이들에게 책을 읽어주는 프로그램) 행사장에 몰려가 항의시위를 벌인 후 소셜미디어에 비난여론이 들끓자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개빈 씨는 지난 12일(일) 오후 브리즈번 광장 도서관에서 열린 DQST 행사장에 15-20명의 학생들과 함께 몰려가 항의시위를 벌이는 모습이 찍힌 휴대폰 비디오가 이날밤 소셜미디어를 달구면서 동료 학생들과 게이 연방의원 등 동성애 커뮤니티로부터 비난세례를 받았다.

 

그는 13일 오전 7시경 브리즈번 남부 첼머 전철역에 출동한 경찰과 구급대원들에 의해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다. 구급대원들은 그가 위중한 부상을 입고 사망했다고 밝혀 그가 다가오는 열차에 몸을 던진 것으로 추정된다.

 

쌍둥이 자매 듀엣 팝가수 '베로니카스'가 인스타그램에 올린 문제의 비디오에 따르면 개빈 씨 등 시위자들은 "드래그퀸들은 어린이를 위한 것이 아니다"란 구호를 외쳤다. 이 행사는 브리즈번 시의회 도서관과 다양한 가족을 지지하는 퀸스랜드 레인보우 패밀리스란 단체가 주관했다.

 

베로니카스는 "오늘 브리즈번에는 편협한 옹고집이 살아 있다"며 "소리를 지르는 대학 청년 자유당원들이 행사장에 쳐들어와 혼란을 일으키고 아이들과 그곳의 모든 이들을 괴롭혔다"고 비난했다. 

 

퀸스랜드 자유국민당 소속 게이 연방하원의원인 트레버 에반스는 트윗을 통해 "오늘 브리즈번에서 약간의 무뢰한들이 도서관에서 열린 DQST에 대해 항의시위를 벌였다"며 "다양한 커뮤니티를 기리는 행사에 반대한다면 자유주의 가치를 모르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자유국민당은 대변인이 "작년말 자유국민당 퀸스랜드주 집행위가 퀸스랜드대학 클럽을 제명하기로 결의하고 클럽측에 당명과 당기 사용을 중단할 것을 요구한 바 있다"고 밝히는 등 클럽과 거리를 두려는 모습을 보였다.

 

이 대학 클럽은 사건 후 페이스북 페이지에서 "우리는 부패한 성이념에 맞서 자유국민당 가치관을 수호하고 있는 것"이라며 "이런 행사는 어린 아이들을 세뇌시키고 성애화(성적 대상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개빈 씨는 2017년 동성결혼에 대한 우편조사 당시 그 자신이 동성애자임에도 동성결혼에 완강히 반대한 보수적 인물로 당시 반대집회를 이끌면서 "나는 결혼의 진정한 가치를 지지하며 나는 동성애자다"라고 선언, 매스컴을 탄 바 있다.

 

그의 죽음에 대해 해당 클럽의 후원자인 마크 로빈슨 주의원은 "깊은 슬픔을 느낀다. 윌슨과 그의 친구들은 어린이들을 부적절한 성애화와 성유동성 이론으로부터 보호하는 원칙적인 입장을 견지했다"며 "그 때문에 혹독한 대우를 받았다"고 말했다.

 

그의 친구 드루 파블로 씨는 페이스북에서 고인이 "타인들을 배려하는 아주 점잖고 친절한 사람이며 아주 재미있는 전설적 인물이었다"며 "그가 나름의 투쟁을 하고 실수를 했다. 그가 끝내 고난과 고통에 굴복한 것은 우리 모두에게 비극"이라고 애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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