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틱톡커(TikToker)가 쏘아올린 임차인을 위한 작은 공
공실률 최저 등 근본적 문제가 선결 돼야
임차인 부동산 리뷰 사이트 'Shit Rentals'
검은 곰팡이, 석면 노출, 축축한 카펫 등 콘텐츠 제작자 조디 반 덴 버그(Jordie van den Berg)가 틱톡(TikTok)에 올린 호주 최악의 임대 부동산 영상이 수백만 건의 조회수를 기록했다.
소셜 미디어에서 @purplepingers로 알려진 27세의 숙련된 변호사인 그는 현재 부동산 리뷰 사이트인 Shit Rentals를 통하여 풀뿌리 운동을 하고 있다.
Shit Rentals는 임차인들이 임대업자 및 부동산을 검토할 수 있는 데이터베이스로, 이 사이트를 통해 임차인은 익명으로 부동산에 대한 상세한 리뷰를 사진과 함께 제출할 수 있다.
반 덴 버그는 제출된 모든 자료를 일일이 확인하여 임대 부동산의 주소와 중개업자를 공개 스프레드시트에 업로드 한다.
그는 이 사이트의 주요 목적이 차인들에게 더 많은 정보를 무료로 제공하여 임대인과 임차인 사이의 힘의 불균형을 해소하는 데 있다고 말한다.
부동산 임대차 과정에서 임대인과 중개업자는 임차인에 대한 많은 정보를 갖는 반면 임차인은 그렇지 못하다는 것이다.
호주인의 31%가 집을 임차하고 있는 가운데, 부동산 데이터 사이트 프롭트랙(PropTrack)의 8월 보고서에 따르면 임대 부동산 공실률이 사상 최저인 1.1%를 기록하면서 임대인과 임차인 사이의 힘의 격차가 더 심해졌다.
반 덴 버그는 이러한 극심한 힘의 불균형이 그의 Shit Rentals 사이트가 성공하게 된 요인이라고 말한다.
그는 이러한 임대차의 위기는 수십 년간 이어진 정부의 실패라면서 임대 부동산 등록부를 제공하기 위해 정부가 나서지 않는 것을 질타했다.
정부는 임차인들이 스스로 임대차의 경찰이 되기를 원하지만 지금과 같은 힘의 불균형 상황에서 그렇게 한다면 퇴거당하기 쉽다고 그는 덧붙였다.
임대료 인상 문제로 갈등을 겪은 후 임대인으로부터 퇴거 통보를 받은 블래이크 헤스케스(Blake Hesketh)는 ABC 프로그램 더 드럼(The Drum)과의 인터뷰에서 반 덴 버그가 방문한 후에 두 번째 퇴거 통보를 받았다고 말했다.
반 덴 버그가 잠기지 않는 샤워기, 제거해도 계속 생기는 검은 곰팡이, 잡초의 포자들이 자리 잡은 축축한 카펫 등 살기에 안전하지 않은 부동산으로 그 집을 소개하는 영상을 올렸기 때문이다.
헤스케스는 처음 그 집을 보았을 때 온라인 광고 사진과는 달리 실제로는 매우 열악했지만, 7년 동안 그 집에 살면서 그 집에 익숙해졌고, 좋아하게 되었으며, 그 지역 공동체의 일부가 되었다고 말하면서, 집의 소유자가 그 집을 함부로 취급해서는 안 된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임차인에게 권리는 있지만 실제로 실현하기는 어려운 것이 현실이라, 임차인이 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유명 틱톡커에게 연락하는 것 뿐이었다고 한탄했다.
최근에 새로운 임대 주택을 구한 헤스케스는 50군데 이상 신청서를 제출한 후에 겨우 한 곳만 구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기존 부동산 리뷰 사이트가 주로 임대인과 중개인을 위한 것이었던 반면에 Shit Rentals와 같은 임차인 리뷰 사이트가 생겨 임차인들에게 더 많은 정보를 제공해 주어서 좋다면서도 아직까지 임차인은 주어진 카드를 받는 입장일 뿐이라고 한숨지었다.
반 덴 버그는 Shit Rentals를 통해 부동산에 관한 전체 그림을 볼 수 있는 충분한 정보에 입각해서 임차인이 결정을 내림으로써 임차인이 임대인에게 대항할 수 있는 힘을 가질 수 있는 날이 오기를 꿈꾸고 있다고 말했다.
전국임차인단체연합(National Association of Renters Organisation)의 대변인인 레오 패터슨 로스(Leo Patterson Ross) 역시 반 덴 버그의 소셜 미디어를 통한 이러한 기세가 계속 이어지기를 바란다고 힘을 실어 주었다.
하지만 반 덴 버그는 이러한 기세가 끌어낼 변화를 기대하고 있고 임차인의 권리에 대한 대화가 진전될 가능성이 있지만, 문제의 근본 원인을 해결하기 전까지는 그러한 변화를 확신할 수는 없다고 조심스럽게 전망했다.
김현산 기자 ([email protected])
[출처 : 한호일보-부동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