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 프로와 나누는 골프이야기

어느 골퍼의 기도

오즈코리아 0 1854

안녕하세요? 우리가 무언가에 깊이 몰두하면 잠시 다른 것에 신경을 못 쓰는 경우가 있습니다. 남자들 경우에는 당구에 재미가 생기면 누워서 천장을 바라보거나 식탁에서 밥을 먹는 중에도 당구공이 굴러다니는 환상을 봅니다. 취미로 무언가를 배우다보면 그 재미에 하루종일 그 생각만하게 되는데요. 


길을 가던 남성이 홀로 걸어오는 아름다운 여성을 보고 한눈에 반해서 문득 말을 걸고 싶어서 이렇게 물었습니다. “저… 실례합니다만, 혹시 싱글이세요?” 여성은 깜짝 놀라며 대답했습니다. “아니요. 전 여전히 백돌이에요.” 


골프에 푹 빠진 사람들은 누군가와 대화를 하는 중에도 골프에 대한 이야기로 착각을 하기 쉽습니다. 그러다보면 엉떵한 대답을 하기도하죠. 그 만큼 머리에는 골프로 가득하다는 것이죠. 화장실에 들려서 볼 일을 보고 손을 씻다가 거울을 보면 반자동으로 백스윙을 해 봅니다. 머리가 고정이 되는지 어깨는 얼마나 회전을 하는지 점검하고 싶어지죠. 샤워를 하러 들어가서도 머리위로 떨어지는 물 줄기 밑에서 고개를 숙이고 퍼팅 동작을 해 봅니다. 비가 오다가 멈추면 우산을 잘 털어서 정리를 하고 잠시 손잡이를 두손으로 잡아서 테이크백을 해 보기도 합니다. 긴 빗자루로 바닥을 쓸다가 갑자기 하체턴 느낌이 와서 다운 스윙을 이해하기도 하죠. 공원에서 산책을 하다가 잘 정리된 잔디 바닥을 감상합니다. 서서 보는 것이 아니라 앉자서 한쪽 눈을 감고 바라봅니다. 바닥의 경사가 보이기 시작합니다. 집에서 티비를 보다가 손에 있는 귤 껍데기를 버리러 가기가 귀찮아서 저 멀리 있는 쓰레기통에 어프로치를 하듯이 상상을 합니다. 얼마나 띄워서 어느 정도 날아가야 하는지…


저도 비슷한 경험들이 있었습니다. 버스 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리는 지루함을 달래기 위해서 스윙 연습을 하기도 했구요. 공원에 설치된 무료 운동기구 중에서 원반위에 올라가서 몸을 돌리게하는 기구에서 하체 턴을 연습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정말 정말 저 보다 더 골프에 푹 빠진 사림을 한번 보았습니다. 엄숙하고 경건하며 거룩하게 기도하는 자리에서 고개를 숙이고 두 손을 모아서 기도를 하는 중년의 남성을 보았습니다. 그의 기도는 아마도… 골프가 잘 되게 해 달라고 하는 것 같았습니다. 그 남성의 기도 소리를 듣지는 못했지만 그의 몸짓은 정확하게 퍼팅 동작을 하고 있었거든요. 머리와 하체는 단단히 고정이 된 상태에서 어깨와 팔은 마주잡은 손을 부드럽게 오른쪽으로 그리고 다시 왼쪽으로 흔들어주고 있었습니다. 그 남성의 진심어린 기도는 어떻게 되었는지는 아직도 모릅니다.^^


글 티칭 프로 원성욱(0402 598 961)

0 Comments
포토 제목
+

새글알림

+

댓글알림

공유해주세요

Facebook Twitter GooglePlus KakaoStory NaverBand